[감상문]송경아<우렁총각 이야기>감상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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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부터 나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송경아의「나의 우렁총각 이야기」라는 소설. 제목을 보고 책을 읽기 전 제일 먼저 떠오른 생각은, 소설에 정말 ‘우렁 총각’이 등장할까라는 터무니없는 호기심이었다. 그런데 이 소설에서는 정말 ‘우렁 총각’이 등장했다.
소설에서 등장하는 우렁 총각은 전래 동화 ‘우렁 각시 이야기’에서 따온 이야기인 것 같았다. 우렁이가 사람이 되는 설정, 주인에게 인간일 적의 모습을 숨기는 것, 집안일을 한다는 점 등에서 우렁 각시와 같은 결정적인 공통점을 가진다. 그러나 동화 속 우렁 각시와 소설 속 우렁 총각은 사뭇 다르다. 먼저 주인공은 전래동화의 총각의 모습처럼 순박하지 않다는 것이다. 그녀는 30년여를 살아왔을 만큼 현실적이고 또 계산적인 모습으로 나타난다. 그래서 그녀는 우렁 총각을 거부한다. 우렁 총각은 밥을 해주고 가사 일을 해주지만 결혼증명서 조차 작성할 수 없는 인위적인 존재라는 것을 그녀는 이미 알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동화 속에서의 우렁 각시는 총각에게 아무런 것도 바라지 않고 베푸는 반면 소설 속 우렁 총각은 ‘소현’에게 돈이 아닌 그녀의 감정까지 원했던 것이다. 그래서 결국 우렁 총각은 다른 주인에게 팔려가고 우렁 각시처럼 결혼에 성공하지 못한다.
이는 ‘우렁 총각’이 우렁 각시와는 다르게 주인공 소현이 소위 말하는 ‘즐김’에 의하여 생긴 소산물이기 때문이다. 매일 따듯한 밥상을 차려놓은 우렁 각시에게 자신의 마음을 준 <우렁 각시 이야기>의 총각과는 달리 <나의 우렁 총각 이야기>의 소현은 ‘책임지지 않아도 돼는 결혼’에 대해 강한 끌림을 느꼈고 돈을 냈으니 서비스를 받으면 끝이라고 생각했다. 즉, 우렁 각시는 착함의 대가로 총각의 품에 안겨진 트로피였다면 우렁 총각은 현대인들의 냉랭함을 파헤치기 위해 소현의 품에 던져진 허상에 불과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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