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르세미술관전을 다녀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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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세미술관전을 다녀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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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구에 들어가자 마자 구스타프 모로의 <오르페우스>가 있었다. 그리스로마신화란 책을 읽으면서 본 적이 있던 그림이었다. 신화는 생략하고 아무튼 목만 남은 오르페우스를 껴안고 있는 여인의 모습이 어딘지 모르게 에로틱하면서 섬뜩한 분위기가 풍겼다. 다음으로 모두들 알고 있을 정도로 유명한 밀레의 <만종>이 보였다. 실은 마지막 코너에서 볼 줄 알았는데 처음부터 숨을 멎게 만들었다. 루브르전에서 못 보아서 아쉬웠는데 정말 감격 그 자체였다. 만종이 가난한 농부 부부가 굶어 죽은 아기시체를 바구니에 담아내와 묻기 전 주님께 아기를 천국으로 이끌어 주길 기도하는 모습이란 얘기는 이미 거의 다 아는 이야기이다. 만종 앞에 서니 순간 내 자신이 경건해지면서 영혼의 울림을 조심스레 알 듯 했다. 부부 사이에 두 줄의 희미한 파란색은 1960년대 한 관람객이 찢어 보수한 흔적이라고 하는데 신비한 기운이 맴돌게 하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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