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아의 동일성

소개글

자아의 동일성에 대한 생각을 정리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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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 어렸을 적 나와 지금의 나, 그리고 어제의 나와 오늘의 나. 시간도 다르고 공간도 다르며 생각하고 있는 것 또한 다르다. 하지만 이전의 나와 지금의 나는 같으며 이후의 나 또한 같다고 생각한다. 그것은 기억때문이다. 지금 나는 어렸을 적의 나와 어제의 나를 기억함으로써 그것이 현재의 나임을 알 수 있는 것이다. 흄은 이런 자아의 동일성을 증명함에 있어 다발 이론을 사용하였다. 그는 마음은 분리될 수 없는 하나의 요소로 구성된 것이 아니라, 수많은 정념이 스쳐 가는 극장과 같은 것이라고 말하였다. 그는 이러한 마음의 구성 요소 중에 언제나 마음 안에 포함되어 있는 요소가 자아의 동일성의 원천이라고 결론지었다. 그가 자아의 동일성의 원천이라고 말한 것은 기억이었으며, 이것은 매우 뛰어난 통찰력이라 생각된다. 그렇지만, 그가 기억을 마음의 구성 요소의 하나로 보고, 기억은 기억 인상에서 나오기 때문에 이것의 원인에 대해서는 생각할 필요가 없다고 논의를 마무리한 것은 잘못이었다고 생각된다. 마음을 극장에 비유한다면, 기억은 그 극장의 상영 목록과 같은 것으로 그 극장에서 상영되는 다른 정념들과는 엄연히 구별되어야 함에도 그는 그것을 마음의 구성 요소의 하나로 보는 잘못을 저질렀다. 더구나 흄의 다발 이론으로 자아의 동일성을 설명하는 것에는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 어떤 집합군에 속하는 집합마다 공통되는 요소가 하나 있다고 해서 그 공통 요소가 그 집합군의 동일성을 설명하는 근원이 될 수 있느냐는 문제이다. 이것은 모르고 넘어가기 쉽지만, 잘 생각해 보면 그 구성 요소가 그 집합의 성격을 뭉뚱그려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는 조건이 생략되어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음식마다 간을 한다고 해서 그 음식들의 동일성을 소금에서 찾을 수는 없는 것이다. 음식은 ‘먹을 수 있는 것’이라는 것에서 동일성을 찾아야 한다. 시간적, 공간적 의미에서 자아의 동일성을 찾으면서 중요한 점은, 우리가 동일한 극장이라는 것을 알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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