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청년 전태일-영화.hw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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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성근은 극 중 줄곧 전태일이라는 환영에 휩싸인 인물로 등장하며, 그의 생애를 재구성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물론 이것은 전태일이라는 한 인물의 전기를 영화로 구현하기 위해 사용된 장치인 것은 분명하지만, ‘행동하는 생활인’과 그의 행적을 뒤쫓으며 ‘재구성하는 지식인’이라는 구도가 작가들에 의해서 애용되는 이유는 단지 표현 기법 상의 편리함에만 그 이유가 있는 것은 아닌 것 같다. 그러나 전태일을 단순하게 시대의 영웅으로 결론 내리고 그 뒤를 쫓는 나약한 지식인의 모습으로 문성근의 역할을 마무리짓기에는 여전히 아쉬운 점들이 남는다. 어쩌면, 전태일 이라는 인물은 노동법 몇 구절로 무장한 단순함과 막다른 골목에 다다랐을 때 자신의 몸에 불을 붙일 정도로 다혈질적인 무모함을 가진 사람이었다고 평가하는 것이 보다 진실에 가까운 판단일 지도 모르겠다. 시대가 부여한 역할을 수행하기에 가장 적합한 ‘조건’과 ‘기질’을 타고났기에 그렇게 행동할 수밖에 없었던 수인. 그가 느꼈을 번뇌와 고통 그리고 결단의 순간에 찾아왔을 갈등 또한, 메마르고 차가운 중립적 사유로 판단하건대, 어쩌면 이미 사회적으로 결정된 것이었는지도 모른다.
극중의 문성근은 왜 어느 한 가난하고 불쌍한 청년의 생에서 벗어나지 못했을까? 문성근에게 그는 영웅이자 숭배의 대상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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