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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어렸을 때부터 축구를 좋아했었다. 그리고 아직도 그러하다. 앞으로도 축구만큼의 흥미를 가지게 해줄 무언가가 있다면 그것은 너무나도 큰 행복일 것이다. 1994년 미국 월드컵때 우리나라와 스페인의 경기를 보고 너무나도 큰 감동을 받았던 기억이 난다. 스페인이라는 강팀을 만나 2:2 의 스코어로 무승부를 기록 했을 때 이다. 이때의 기억을 되살려 보겠다.

댈러스의 코튼볼 경기장에 선수들이 입장한다.

색동무늬가 어깨를 감싼 아래위 흰 유니폼 태극 전사들의 머리
위로, 그리고 정열을 상징하는 검붉은색 셔츠를 입은 스페인
투우사들의 머리위로도 뜨거운 태양이 작열한다.

애국가가 나올 시간에 엉뚱한 음악이 나오는 해프닝속에 애국가
가 다시 연주됐다. 연주가 끝나자 스스로를 격려하듯 홍명보
가 힘주어 박수를 치고 그라운드로 돌아선다.

상대는 월드컵 역대 랭킹 11위의 스페인. 4년전 1 : 3의 참담
한 패배를 이번엔 만회할 수 있을지. 어쨋든 비기면 대성공이
었다. 스페인의 클레멘테 감독은 예상 스코어를 묻는 기자 질
문에 "5대 0 정도는 될거요"라고 떠벌렸다.

킥 오프. 처음 5분간 고정운의 활발한 돌파, 김주성과 이영진
의 기민한 볼배급이 이루어지며 한국이 경기의 흐름을 잡는다.
주도권 장악, 한국의 월드컵 본선 경기 사상 처음 나타나는 현
상이다. 그만큼 세계와의 격차는 좁아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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