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섯 개의 시선(If You Were Me,2003) 감상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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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여섯 개의 시선」에 대한 비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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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인권’이라는 말은 이제 현재 한국사회를 살아가는 이들에게 더 이상 낯설은 말이 아니다. ‘~는 인권침해다’라는 언설이 수많은 사회문제에서 각자의 주장에 대한 심심치않은 근거로 쓰이고 있고, ‘○○권’ ‘△△권’과 같이 ‘(인)권’이라는 언어가 다양한 합성어로 등장하는 상황들은, 인권이라는 가치의 중요성이 어느정도 사회 구성원들의 합의 아래에 있다는 증거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범죄자에게 인권은 없다!’와 같은 이야기들을 뉴스 리플이나 인터넷 게시판에서 심심치않게 목격할 수 있지만, 어느 누구도, 어떤 지도자도 누군가에겐 인권이 제한되거나 유보되어야 한다던가, 인권은 무가치한 것이라는 이야기를 공개적으로 하진 못한다.(만약 어떤 대선후보가 ‘인권’이라는 가치에 반하는 말을 했다면 적지 않은 비난을 감수해야 할 것이다) 수많은 개인/집단들의 각자의 이해가 그 이름으로 정당화되고, 그것의 가치에 대한 존중과 합의가 어느정도 자리잡은 모습들, 적어도 그 자체를 부정할 수 없는 ‘인권’은 자뭇 한국사회에서 헤게모니를 잡고 있는 듯 하다.
하지만 이러한 인권의 ‘말의 성찬’ 속에 현실은 어떠한가-를 가늠해 보는 것은 우울할 뿐이다.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극심한 인권침해의 현장들이 여전히 고발되어 오고있고(장애인 시설이나 인신매매에 관한 이야기들은 여전히 뉴스 한켠을 장식한다) 그 현실 속에서 많은 이들이 고통받고 있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것을 ‘인권침해’로 명명하고 사회적인 문제로 인식하는 것 자체가 큰 발전이라고 볼 수 있는 면이 없지 않지만, 인권이라는 말이 너무나도 많이 떠돌아다니는 언표의 세계에 비하면 참으로 비루하다고 할 수 있다. 이제 말하게 될 <여섯개의 시선>에서 지적한 여러 문제들-장애인, 성희롱, 이주노동자 등-은 이 영화가 나온 2003년-4년전-에 비해 얼마나 개선되었고, 개선될 여지가 있는 것일까?

참고 자료

에티엔 발리바르, 윤소영 옮김, 『‘인권의 정치’와 성적 차이 』 도서출판 공감, 2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