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화(鼠火)를 읽고 (이기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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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영의 중편 소설이자 농민 소설인 서화는 신경향파 계열의 소설로 쥐불놀이의 쇠퇴와 농촌 현실의 황폐화를 통해, 일제 시대 피폐해지는 농촌의 현실을 리얼리티하게 드러낸 소설이다.

주인공인 돌쇠는 건강한 생활력을 가졌지만 집안 살림에는 매우 시큰둥하다. 쥐불놀이가 성하던 옛날을 그리워하나 마을은 점점 황폐해지고, 먹고살기 위해서 도박을 하는 인물이며,
응삼이는 어리숙한 성품의 인물로 돌쇠의 꾐에 빠져 소판 돈을 노름판에서 돌쇠에게 잃게 된다.
그리고 응삼이의 처 이쁜이는 돌쇠의 남성다움에 이끌리게 되며 면서기인 원준은 이쁜이에게 흑심을 품다 뜻을 이루지 못하고 모욕을 당하게 된다. 일면 순박해야 할 농촌의 현실에 도박과 가정의 파괴를 다룸으로써 당대의 농촌 현실을 리얼리티하게 그렸다는 생각이 든다.

소설의 줄거리를 살펴보면 반개울 마을 앞에서는 도깨비불 같은 불길이 솟아나고 있다. 새빨간 불이 어둠 속에서 총총히 번지고 있다. 정초에 벌어지는 쥐불놀이였다. 돌쇠는 쥐불 싸움에 신나게 뛰어들었으나, 쥐불 싸움은 시시하게 끝나고 만다. 먹고사는 일이 힘들어 그것도 해마다 시들해진다. 돌쇠는 응삼이를 꾀어 내어 노름판을 벌인다. 반쯤 바보인 응삼이는 소 판 돈을 돌쇠에게 잃는다. 돌쇠는 그 돈으로 자기 가족의 양식을 마련한다. 그러나 돌쇠 아버지는 역정을 낸다.

바보 남편에게 불만을 가진 응삼이의 처 이쁜이는 돌쇠를 남성다움을 이끌린다. 여기에 면서기 원준이는 이쁜이에게 흑심을 품고 접근한다. 원준이는 돈을 잃은 응삼이를 동정하는 척하며 응삼이 집을 자주 출입한다. 그러나 관심은 이쁜이에게 있다. 돌쇠는 이쁜이를 남몰래 만나 응삼이와 노름한 것에 대해 사과하며, 노름이라도 하지 않으면 먹고 살 수 없음을 실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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