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인과 천황 서평(일본역사)

소개글

일본의 천황제 통시적 관점으로 바라본 책입니다.
고려원 출판사의 <일본인과 천황>이라는 책에 대한 서평입니다.
일본역사관련 과제에도 도움이 됩니다.

목차

없음

본문내용

우리나라에 조선이라는 나라가 5000년 동안 유지되어 단군의 왕위가 계승되어 왔다면 어떤 나라가 되었을까? 역사에는 가정이 없기에 어떻게 되었을 지는 아무도 모를 일이지만 아주 그럴싸한 예를 이웃나라 일본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일본의 천황은 통치자도 아니고 국가의 원수도 아니며 전혀 권력을 가지고 있지 않은 존재이다. 그럼에도 각국의 최고 권력자로 꼽을 때 한국의 대통령과 중국의 국가주석과 함께 일본의 천황을 포함시키는 데 주저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동안 애써 일왕으로 불러왔던 것에 대해 과거 김대중 전 대통령이 방일을 계기로 천황이라는 정식명칭으로 불러야 한다고 주장했던 일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천황은 과연 어떤 존재일까. 그리고 일본인의 사유의 근본 점에 천황을 두고 생각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일본인과 천황』이라는 가벼운 책 속에 유구한 천황제의 역사와 현주소가 보물처럼 담겨 있다.

비교적 오래되었고(97년 발행) 쪽수도 그리 많지 않음에도 불구하고(280여 페이지) 이 책을 루스 베네딕트의 『국화와 칼』과 마찬가지로 <일본문화의 틀>이라는 부제를 붙여주는 데 대해 전혀 부족함을 느끼지 못할 것이다. 외교관이었던 저자가 일본에서의 경험과 자료수집을 바탕으로 엮어낸 이 책은 내용이 간단한 화두를 중심으로 이루어져 있고 각 장의 내용도 간결하기 때문에 얼핏 불성실하게까지 여겨진다. 그러나 책 속에는 일본 고대사로부터 근현대에 이르기까지 천황제라는 고대제도를 두고 분석하는 데 있어 외과수술을 시행하려는 의사와 같이 치밀하고 집요하기 이를 데 없다.
일본인들에게 천황제가 주권재민을 부정하는 모순이며 한 인간에 대해 지나친 충성을 기울이는 것이 불합리한 것 아니냐는 질문을 한다고 가정해보자. 이 책을 읽은 사람은 이미 어떤 대답이 나올 지 알 것이다. 전자에 대해선 ‘모든 일본인은 천황가의 혈통이라는 본가로부터 갈라져 나온 분가의 자식들’이라는 것이며 후자에 대해선 ‘덴노 헤카(천황 폐하)는 인간이 아니라 아라비토카미(현인신)이시다’라는 대답이다. 천황이 현인신이라는 것에 대해선 현대 일본인들 대다수가 긍정하진 않을지 몰라도 가부장으로서의 천황이란 이미지에 대해선 섣부르게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참고 자료

서현섭 ㅣ 일본인과 천황 ㅣ 고려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