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례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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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례 연구로 지목한 지영(가명)이는 사실 교생으로서 인사를 하는 첫날부터 눈에 띄는 아이였다. 유난히 잘 웃었고, 유난히 잘 떠들었고, 유난히 튀고 싶어 하는 그런 아이였다. 교과 담당선생님께 반 학생들의 생활 기록부 열람을 부탁하여 각 학생들의 집안 환경과 학생 개개인에 대한 여러 가지 정보를 접할 수 있었다. 첫날부터 유달리 눈에 띄었고, 그래서 금방 이름을 외워버린 지영이의 가정 환경을 보았다. 너무나도 밝고 당차던 겉보기와는 달리 가정환경이 어려운 상태였다. 어머니와 아버지는 이혼하여 따로 살고 있는 상태였고, 지영이는 현재 90이 넘은 노 할머니와 단둘이 살고 있었다.
첫날부터 왠지 모르게 사랑이 고파보였던 아이, 지나친 웃음과 활기는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결코 미소를 잊지 않으려는 본인의 강한 의지였음을 느끼게 하었다. 나는 지영이에게 잘해 주고 싶었다. 하지만 나의 시선을 의식하는 다른 학생들이 많이 있었고 지나친 관심과 애정은 오히려 지영이에게 부담이 될 것 같아 관심이 없는 척 하면서 수업 시간, 조․종례 시간 혹은 쉬는 시간이나 점심시간을 통해 틈틈이 지켜보았다.
한 주가 지나고 두 주가 지날수록 지영이는 아주 자연스럽게 다가왔다. 처음에는 내가 입고 다니는 옷, 신발, 머리 등의 외모에 관심을 보였다. 그냥 그 나이 또래 아이들이면 흔히 관심을 가질 수 있는 그런 것들에 유난히 질문이 많았다. 나는 지영이가 관심을 가지는 것들을 이용해 잘하는 과목, 못하는 과목, 좋아하는 노래 등 다양한 것들에 대해서도 아무렇지 않게 물어볼 수 있었다. 안타깝게도 지영이는 공부에 대한 욕심이 별로 없어보였다. 친구들과 어울리고 얘기하며 웃는 것을 무척이나 좋아했고 성적에 대한 욕심 혹은 성적표 발송 얘기에 떠들썩하는 다른 아이들과는 달리 아무런 반응도 없었다. 함께 사는 할머니가 너무 연로하시기 때문에 지영이의 성적이나 기타 공부에 관련된 부분에 대해서는 전혀 챙기시지 않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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