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직은 성직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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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직은 성직인가
학교의 이념으로 알아본 교직과 성직과의 관련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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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여기, 교단에 서서 가르치는 일은 하나의 ‘일’이야. 계속 서있고 칠판에 글씨도 쓰고 이 일로 월급도 받고...... 꼭 공장에서 물건 만드는 것, 회사에서 서류 처리 하는 것만 일이고 노동이라고 생각하니? 교사는 가르치는 특별한 노동을 하는 일꾼이야.”
고등학교 3학년 때 일반 사회 과목을 가르치시던 선생님의 말씀이다. 무엇 때문에 이 말이 나오게 되었는지는 기억이 잘 나지 않지만, 사회 선생님께서는 ‘교사가 곧 노동자’라고 하셨다. 사전에서 ‘노동자’란 ‘직업의 종류를 불문하고 노동력을 판매하여 얻은 임금을 가지고 생활을 유지하는 사람’을 의미한다. 얼핏 보면 교사가 노동자라는 말은 맞는 것처럼 보인다. 학교에 출근해서 가르치는 활동을 하고 그것으로 월급을 받아 생계를 유지하기 때문이다. 더구나 전교조는 ‘전국 교직원 노동조합’의 약자다. 그래서 교사가 곧 교육 노동자라고 말한다. 하지만 교사를 노동자로 분류하는 일은 무엇인가 께름칙하다. 속이 편하지 못하고 잘못을 저지른 것만 같다. 가르치는 일을 단순히 노동으로 분류할 수 있을까? 가르침도 곧 하나의 일이자 활동이고 교사도 수많은 직업 중 하나일 뿐인가?
영어에서 학교를 의미하는 단어인 school은 라틴어의 ‘schola’와 희랍어의 ‘schole’에그 기원을 둔다. 그런데 ‘schola’ 와 ‘schole’는 고대와 중세에서 ‘여가’를 뜻하는 말이었다. 하지만 이 때 ‘여가’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한가롭게 쉬며 즐기는 여가를 뜻하는 것이 아니다. ‘schola’ 혹은 ‘schole’는 마음과 실재의 필연적 관련을 실현시켜 주는 행복한 활동이다. 결국 스콜레 하는 곳 즉, 학생들에게 사물과 자기 자신과의 내적 관련을 의식시키는 일을 도모하는 곳이 바로 학교인 것이다. 바꿔 말하면 교사는 바로 학생들의 스콜레를 도와주는 사람이다. 교사는 총체로서의 마음을 획득한 인간, 즉 전인을 기르는 사람이기에 단순한 지육(智育)과 거리가 멀다. 그래서 우리는 전통적으로 교사를 ‘스승’이라고 불러 왔다. 스승의 교직관은 교직을 성직으로 본다. 스승에는 경사(經師)와 인사(人師)가 있다고 한다. 우리는 예부터 지식 전수에 뛰어난 전문직 교사 즉, 경서를 가르치는 교사를 경사라 하고, 전인적 인격을 갖추고 전인적 만남을 통하여 제자들에게 인격적 감화를 주는 교사를 인사, 다시 말해 스승이라 칭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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