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어느 정치적 인간의 초상

소개글

슈테판 츠바이크 [어느(어떤) 정치적 인간의 초상]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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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이 책의 저자 슈테판 츠바이크는 책의 서문에서 조제프 푸셰를 미끄덩거리는 파충류이자 비열한 배신자라고 보는 항간의 인식을 소개하는 데에 주저함이 없으며, 그도 그를 ‘철저하게 부도덕한 인물’이라고 평하는 등, 그 자신도 그러한 항간의 인식에 대해선 큰 이견이 없어 보인다. 즉 그의 전기를 쓴 그 조차도 푸셰를 당시대인들을 조종하고 농락했던 직업적 도박꾼이었다고 보는 것이다. 그러나 서문에서부터 난무하는 푸셰에 대한 이러한 악평들은 오히려, 그러면서도 그의 무엇이 츠바이크로 하여금 그에 대한 책을 쓰도록 했는가 하는 호기심을 일게 했으며, 책을 다 읽고 난 후에는 그것을 깊이 체감하게 되었다. 그는 분명 악인에 가까운 사내였으나 그의 인생은 마치 매력적인 악역처럼 사람을 매혹하는 면이 있으며, 또한 그는 비범한 천재성도 갖추고 있었던 것이다. 선원의 아들로 태어나 오라토리오회 수도사, 수학과 과학교사를 거쳐 정계에 진출하는 특이한 이력을 가져 무엇으로보나 귀족적인 것과는 거리가 멀었던 이 사내는, 성공과 실패를 거듭하며 후일에는 오트랑트 공작과 천만장자의 지위에까지 이른다. 그것은 그 이전까지 많은 귀족들이 그러하듯 신분의 혜택을 본 것이 아니었으며, 비록 그것이 남을 기만하고 농락하는 재주이긴 해도 천재적인 통찰력과 능력을 통한 것이라는 점에서 프랑스 혁명 전후부터 나폴레옹 제정, 왕정복고에 이르기까지 근대의 프랑스 사회가 철저히 능력위주 사회로 확실히 탈바꿈되었음을 보여준다. 어쨌든 그는 시류와 인간을 꿰뚫어보는 놀라운 통찰력을 통해 매번 무척 위험한 정치적 도박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그 도박의 판돈을 거의 매번 쓸어담아 손에 쥐는 모습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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