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오이디푸스`감상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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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오이디푸스-더맨> 감상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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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의 왕국, 테베 시

고전 희곡 <오이디푸스>는 운명적 비극 이야기다. 그러나 <오이디푸스 더 맨>은 수컷성의 비극에 관한 이야기가 아닐까 한다. 그 비극이란 수컷이 본능적으로 가지고 있는 허세, 오만, 모순과 폭력성이다. <더 맨>에서 주요 남성 캐릭터들은 겉으로는 허세와 큰 목소리, 갑옷으로 무장했지만 속으로는 언제 자신의 지위와 속내가 드러날까 전전긍긍해 한다.
대표 캐릭터인 오이디푸스만 봐도 그렇다.

첫째로 오이디푸스는 칼을 손에서 떼지 않는다. 이오카스테와 사랑을 속삭이는 순간- 즉, 남근으로 칼을 대신할 수 있는 상황을 제외하고 그는 몸에서 칼을 떼지 않는다. 특히나 일부러 평정심을 되찾으려 할 때, 의도적으로 여유 있어 보이고 싶을 땐 늘 칼을 등 뒤로 잡았다. 이빨을 감춘 사자처럼 언제든 공격할 준비를 하는 것, 그리고 남들이 자기를 그렇게 봐주길 바라는 것이다.

둘째로 그는 테베시의 가장역할을 자처했다. 처와 자식을 모두 완벽히 책임져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시달리는 그에게 ‘가정’이란 가족이 함께 일구어 나가는 공동체가 아니다. 가족 구성원들 위에 가장이 군림하고 통치하는 형태여야 한다. 이 과정에서 가장이 위치는 가족 내에서 겉돌 수밖에 없다. 오이디푸스는 이오카스테, 시민들 등 자신의 지휘 아래 있는 가족 구성원들에게 끊임없이 설파한다. “나의 괴로움은 너희들의 그 것보다 크다. 너희들은 일신의 안녕만을 고민하지만 나는 너희들 모두의 괴로움을 떠안고 있는 것이다.”라고 말이다. 부인 이오카스테에게마저 그는 기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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