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태석 희곡 <교행> 감상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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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태석 희곡 <교행> 감상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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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 들어와서야 오태석 교수님을 알게 됐다. <백마강 달밤에>, <심청이가 왜 두 번 인당수에 몸을 던졌는가>, <천년의 수인>, 그리고 얼마 전에 본 <갈머리>까지. 모두 기가 세고 연극적인 작품들이었다. 이번에 배운 <교행>은 오히려 영화적이라고 느꼈다. 보면서 희곡이라는 사실을 잊고 내내 ‘단편영화로 재밌겠다’란 생각을 했으니 말이다. 아마도 기차라는 특수한 공간과 속도감 있는 전개 때문일 것이다. 게다가 오태석 교수님 특유의 그로테스크한 무대와 함께 보지 않아 더욱 그런 것 같다.

우선 기차라는 특수한 공간이 있다. <교행>은 앞서 공부한 작품들과 비슷한 연대인 69년도 작품이다. 그래서 처음엔 시대상으로 생각해 보려 했는데, 오히려 그런 해석이 억지가 될 것 같다. 이 작품이 과거에 쓰여 지긴 했지만 현재에도 충분히 절감되는 내용이기 때문이다.

‘교행’이란 단어를 사전에서 찾아보았다. 최신 사전에는 없고, 이곳저곳 인터넷 검색을 해보니 “마주 오는 차 두 대가 스쳐 지나가는 순간”이라 한다. 여기서 ‘차’란 시대를 이름일 것이다. 옛 시대와 새로운 시대, 느림의 미학을 버리고 속도전의 세계로의 진입. 그런 와중에 새로운 속도를 이겨내지 못 하는 이탈자가 생기는 것은 자명한 일이다. 그리고 새로운 차, 더 빠른 속도로 갈아타는 이들이 있는 것도 당연한 일이고 말이다. 그렇게 계속 빨라지다 결국 무엇이 남을까.

세 번쯤 읽고 나서 더 많은 질문이 머릿속을 맴돌았다. 당시 시대에서 이탈된 자들은 지금 어디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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