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후감]중국소설 왕여인의 죽음

소개글

이 책은 왕씨 성을 가진 한 여인이 살았던 탄청 현이라는 농촌 지역에 대해서 서술한다. 지금까지 전근대 중국 농촌사회에 대한 기록들이 일개 지역을 다룬 것이라기보다는 광대한 지역과 긴 시간에 걸쳐 나온 증거들을 모은 몰개성적인 것이 대부분이라는 게 저자의 생각이다. 역사에서 잊혀진 자들의 삶을 과거로부터 살려내는 것, 그것이 이 책의 목적이다. [리브로 제공]

목차

없음

본문내용

전에 그런 일이 없어 혼란스러움만 가득하게 되는 전근대. 그 중심에 여성이 있었지만 주목받지 못했던 그들의 삶. 그들의 삶을 나타내기 위해 작가는 제목에 정작 책에서는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 않은 그들의 삶을 대표한다고 볼 수 있는 ‘왕 여인’의 이름을 집어넣은 것은 아닐까. 이 책을 읽어나가면서 좀처럼 만날 수 없었던 왕 여인에 대해, 이 책이 정말 왜 왕 여인의 죽음을 제목으로 하면서까지 집중하게 만들었는지에 대해 책을 다 읽고 책을 읽은 후의 이 생각을 다잡는 과정에서 알 듯 하기도 하다. 이렇듯, 작가는 책을 다 읽고 나서야 가지게 되는 이 왕 여인의 죽음에 대한 중요성을 말하려고 했던 것은 아닐까. 한 아버지의 딸에서, 남편의 아내로, 자식의 어머니로. 사회적 관계가 개별적 존재를 압도하는 삶을 살아갈 수밖에 없었던 전근대 사회의 여성들의 저주받은 운명 속에서, 왕 여인의 죽음은, 그 여성들의 삶을 대표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보통의 역사서는 권력을 보다 많이 가지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였다. 하지만 이번 책은 다르다. 거꾸로 권력을 보다 많이 적게 가지고 있는 사람들. 핍박받고 가난에 찌들에 있으며 상부의 세금 내라는 독촉에 시달려 하루하루가 고달픈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였다. 흥미로울 뿐 아니라 객관적인 듯 전혀 상관없는 사람들의 이야기인 듯 풀어나가는 작가의 서술 방식에 오히려 -작가가 의도했든 하지 않았든- 그들의 이야기에 흠뻑 빠지고 말았다. 좀처럼 접하기 어려웠던 전근대의 아팠던 사람들에 대한 역사를 알게 되는 기회를 가지게 되고 그들을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되어 좋았던 시간들이었다.

참고 자료

왕 여인의 죽음 (The)death of woman Wang, 조너선 D. 스펜스, 이재정 역, 이산 출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