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개글
백석 시인에 대하여
- 초기시를 중심으로
목차
1. 합일성(예시작품:모닥불)
2. 토속성(예시작품:여우난곬족族)
3. 객관성(예시작품:고방)
본문내용
1. 합일성(예시작품:모닥불)
새끼오리도 헌신짝도 쇠똥도 갓신창도 개니빠디도 너울쪽도 집검불도 가락닢도 머리카락도 헌겁조각도 막대꼬치도 기와장도 닭의짗도 개털억도 타는 모닥불
재당도 초시도 문장門長늙은이도 더부살이아이도 새사위도 갖사둔도 나그네도 주인도 할아버지도 손자도 붓장사도 땜쟁이도 큰개도 강아지도 모두 모닥불을쪼인다
모닥불은 어려서우리할아버지가 어미아비없는서러운아이로 불상하니도 몽둥발이가된 슳븐력사가 있다
백석의 시에 나타나 있는 가장 중요한 정신은 시적 대상으로서의 자연과 행위 주체자로서의 인간이 결코 분리될 수 없는 통합된‘하나’라는 사실이다.
여러 개의 서로 다른 사물들이 공동의 터전에서 공동의 운명을 겪으며 살아간다는 것은 바꿔 말하면 삶의 소중한 친교의식, 즉 공동체의식과 다름 아니다. 백석의 시에는 무수히 많은 계층과 사물들의 명칭이 출현하지만, 이들은 서로가 분리 개념이 아니다. 오히려 그것은 합일을 기다리며 모여 있는, 혹은 현재 합일되고 있거나 이미 오래 전에 합일된 사물들이다.
백석이 생각한 주체적 자아 보존의 방법은 특정한 관념을 환기하기보다는 오히려 시인이 도려낸 장면을 아무런 수식 없이 선명하게 보여줌으로써 장면에서 풍기는 정감과 분위기를 독자 스스로 끌어안도록 한다. 그러므로 백석의 시들은 대부분 자신의 삶의 터전에 대한 깊은 애착에서 시작되는 것들이 많다. 이러한 태도는 시인 자신이 모든 동족적 사물들과의 융합을 꿈꾸는 합일 의례적 성격을 나타낸다.
백석의 시가 꿈꾸는 합일의 세계는 구체적으로 무엇과 무엇의 합일인가?
그것은 곧,
1. 균등과 원형 보존의 정신을 대전제로 한 삶과 죽음의 구별이 느껴지지 않는 합일
2. 모든 살아 있는 것끼리 더욱 하나가 되는 합일
3. 계층간의 구별을 완전히 허물어뜨리는 합일
4. 주체와 객체 간의 구별을 완전히 허물어뜨리는 합일
5. 식물성을 위주로 하되 동물질의 폭력성까지도 식물성에 흡수시키는 합일
참고 자료
◎ 이동순, <잃어버린 문학사의 복원과 현장>, 소명출판사, 2005년
◎ 이동순, <백석시전집>, 솔출판사, 1998년
◎ 이동순, <문학사의 영향론을 통해서 본 백석의 시>, 인문연구, 1996
◎ 강연호, <백석 시의 미적 형식과 구조 연구>, 현대문학이론연구, 2002
◎ 정효구, <백석>, 문학세계사, 1999
◎ 고형진, <방언의 시적 수용과 미학적 기능>, 동방학지, 2004
◎ 고형진, <백석 시 바로 읽기>, 현대문학, 2006
◎ 고형진, <백석>, 새미, 1996
◎ 남기택, <백석 시의 현실 인식>, 문예시학, 2000
◎ 이숭원, <백석 시의 전개와 그 정신사적 의미>, 선청어문, 1988
◎ 박혜숙, <백석, 우리문화의 원형탐구와 떠돌이 삶>, 건국대학교출판부, 1995
◎ 최동호 외, <백석 시 읽기의 즐거움>, 서정시학, 2006
◎ 양문규, <백석 시의 창작방법 연구>, 푸른사상사, 20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