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영의 하녀 영화감상문

소개글

김기영의 하녀 영화감상문입니다.
에이뿔뿔 받은 감상문입니다.
아깝지 않으실듯~

목차

없음

본문내용

박수를 치고 말았다. 철저하게 속아 버린 것이다. “집에 젊은 하녀를 둔 것이 범의 입에 날고기인가 보다.”라는 하이 개그를 날려주는 새침한 부인 앞에서 멋쩍게 웃는 남편, 김진규가 느닷없이 카메라를 향해 몸을 돌리고 말았다. 그리고는 우리에게 조금씩 다가오더니 관객을 응시하며 이 영화의 교훈을 요약해 주는 것이다. “여러분, 남자란 나이가 많을수록 젊은 여자를 놓고 생각하는 시간이 많아집니다. 그러니까 여자한테 걸려들기 쉽고 때에 따라서는 패가망신하는 수도 있죠. 하하하. 선생도 그렇고 아니라고 고개를 흔드는 선생도 매 한 가지입니다.” 극장 안에 앉아 있음직한 여러 관객들에게 손가락으로 가리키기까지 하면서 자신의 메시지를 애교 있게 호소하고, 영화가 암전되기 직전 윙크를 하는 센스도 잊지 않았다. 너무나 충격 그 자체였다. 심지어는 주인공 김진규가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흔한 일이니 정신 차리고 조심하라는 공익 영화를 본 듯한 느낌까지 들었다. 카메라에 대한 배우의 응시는 극영화의 형식이 관습 된 이후 할리우드에서 거의 60년간 지켜져 온 최고의 금기였으며 이는 지금까지도 꾸준하고 집요하게 지켜지는 것이 사실이다. 즉, 모든 할리우드 영화에서 카메라의 시선은 배우들에 의해 절대 노출되어서는 안 되는 신성한 장치이며 스크린의 모든 생명체들은 관객의 세계와는 철저하게 고립된 세계, 즉 디제시스 공간에 머물러 있어야 한다. 솔직히 이를 깨뜨린 영화를 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이런 이유 때문인지는 몰라도 이 마지막 장면의 반전은 충격 그 자체였다. INTRO 부분에서 피아노 소리와 함께 누나와 꼬마 안성기의 절대로 끝나지 않는 묘한 실뜨기 장면에서부터 김기영 감독은 우리에게 마법을 걸었던 것은 아닐까 의심이 든다.

참고 자료

유지나, 조흡 외 -[한국 영화, 섹슈얼리티를 만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