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거리

소개글

오정희의 작품 중국인 거리를 읽고 쓴 감상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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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12살짜리 아이의 시점에서 썼다고 하기엔 표현력이 너무 풍부하다고 생각했다.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의 옥희 같이 아이의 눈으로 바라봤다기보다는 다 큰 어른이 아이의 시점을 빌린 것 같다고 느낀 것이다. 알아보니 ‘나’가 자라서 과거를 회상하는 식으로 소설이 진행되는 거였다. 조금만 더 알기 쉽게 소설을 적어주었으면 좋았을 걸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 소설에서는 유난히 색깔과 냄새에 대한 표현이 많다고 생각한다. 냄새를 묘사할 때 색깔을 같이 제시함으로써 글을 읽는 독자로 하여금 좀 더 사실성을 느끼게 해줬다. 나는 냄새에는 기억도 스며있다고 생각한다. 어떤 특정 냄새를 맡으면 그와 관련된 아스라한 기억들이 머릿속으로 파고드는 것이다. 이 소설의 주인공에겐 끓인 해인초 냄새와 민들레의 냄새가 그것일 것이다. 또 여기서는 고양이가 자주 등장하는데 죽음과 관련이 있다고 본다. 집에서 기르던 고양이가 새끼를 일곱 마리나 낳자, 그것을 바라보는 할머니의 눈이 섬뜩하다고 주인공은 느꼈는데, 이 고양이는 ‘나’를 빗댄 표현은 아닌가 한다. 새끼를 죽인 ‘나비’와 미군에게 칼 맞아 죽은 검은 고양이는 주인공 내면의 상처받은 모습이라고. 또 ‘나비’의 모습은 주인공의 어머니와도 빗대어 볼 수도 있겠다. 마침 그녀도 일곱 번째 아이를 임신하고 있었던 것이다. 병을 옮기고 먹을 것을 축내는 쥐를 잡으려고 고양이를 데려왔는데 새끼를 낳아 입을 더 늘리는 것이다. 주인공의 어머니가 계속 애를 낳는 것과 같이. 자식을 한번도 낳아본 적이 없는 할머니는 그런 점에서 그렇게 비정할 수 있었던 것일까?
또 중국인 거리에 사는 ‘나’의 눈에 한 젊은 중국인이 눈에 띈다. 이 사람은 집 밖에는 별로 나오지 않는지 창문을 열고 밖을 살핀다. 우연히 이발소에서 만난 뒤로 ‘나’의 모습을 지켜보는 중국인을 보며 나는 마음 아파한다. 솔직히 나는 처음에 이 중국인이 변태인 줄 알았다. 어린 아이를 자꾸 지켜보고 관찰하는 것이 좀 이상하게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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