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어령 <아침의 사상>을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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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신화 원형 비평의 방법을 통해서 단군신화를 고찰해 보고, 우리 한국인들의 가슴속에 간직된 민족의 마음 속 고향을 찾아 가는 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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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이 글은 신화 원형 비평의 방법을 통해서 단군신화를 고찰해 보고, 우리 한국인들의 가슴속에 간직된 민족의 마음 속 고향을 찾아 가는 글이다. 먼저, 그러한 고찰을 위해서는 우리 단군신화의 신화적 공간 즉, 신시(神市)의 의미를 알아야 할 필요가 있다. 세계 어디에서나, 신화적 공간은 아버지=하늘, 어머니=땅 이라는 원형적 이미지로 되어 있다. 단순히 보면 단군신화도 하늘과 땅의 두 공간 속에서 펼쳐지는 것처럼 보이지만, 단군신화의 무대는 하늘도 땅도 아닌 제 3의 공간인 신시(神市)라는 것을 알 수 있다. 환웅은 지상으로 내려오고, 곰은 하늘로 가려 하는 욕망의 자리에서 신시(神市)라는 마을이 탄생하게 되는 것이다. 이것은 신과 인간의 종속적 관계가 아님을 보여주는 것으로, 환웅이 하늘님의 독생자(獨生子)가 아니라, 서자(庶子)라고 밝힘으로써, 천상의 질서는 그 나름대로 인정해두려는 모습에서도 드러나게 된다. 또한 환웅은 직접적인 정치를 맡지 않고, 비와 바람과 구름을 다스리는 천부인 세 개를 다스렸는데, 이는 인간에 대한 직접적인 영향력이라기 보다는 단순한 환경의 컨트롤이라 볼 수 있는 것이다. 이를 통해 신시(神市)는 신과 인간의 수직적인 관계로 형성 된 것이 아니라, 하늘과 땅의 중간적 위치로서의 상징적 마을을 의미하는 것임을 알 수 있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단군신화의 등장인물은 하늘과 땅의 양극적 대립을 이루는 하늘의 환인과 땅의 호랑이와, 조화로운 융합을 꾀하는 신시(神市)의 환웅과 웅녀로 대응될 수 있는 것이다.
신시(神市)에서는 천상의 것과 천하의 것이 합쳐지는 즐거운 잔치가 벌어지는 데, 이것이 곧, 신단수 밑에서의 혼례다. 이 혼례를 통해, 단군은 서로 분리되어 있는 천상과 지상의 두 원형적 이미지인 ‘환웅’과 ‘곰’이 통합된 인간들의 영역을 의미하게 되는 것이다. 하늘의 아들인 환웅도, 땅의 짐승인 곰도 인간으로 화함으로써, 인간은 하늘과 땅을 화합시키는 존재가 되는 것이다. 서양의 근대 철학자들도 인간의 존재를 신과 동물의 중간적 존재라고 생각했지만, 이들이 생각하는 인간은 신과 동물 사이를 방황하는 분열적인 중간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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