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털 같은 나날(一地鷄毛)을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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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진운의 소설집《닭털 같은 나날(一地鷄毛)》속엔 ‘닭털 같은 나날’, ‘관리들 만세’, ‘1942년을 돌아보다’가 함께 수록되어있다. 책을 구입하면서 보게 된 책 소개에 보면 <20세기 20대 중국작가>로 선정,「2000년 닭털 같은 나날」<20세기 100대 세계 명작>에 선정된 그야 말로 명성이 자자한 지명도 있는 작가요, 작품인 것이다. 중국이라는 나라의 규모로 볼 때 20대작가, 100대 작품으로 선정된 것이 말하는 바는 그 의미가 매우 클 것이라고 생각된다. 닭털 같은 나날은 3가지 작품은 각각 개인, 조직, 역사를 주제로 하고 있는 듯 보이지만 결국 삶이라는 아니 살아간다는 것이라는 하나의 거대한 주제를 담고 있는 책이다. 제목인 ‘一地鷄毛’의 의미는 중국에서도 사람마다 해석이 다르다고 한다. 닭을 잡은 뒤 닭의 피와 털이 난무한 곳을 가리키는 말로 비참한 현실을 나타내는 것이라고 하는 이도 있고, 혼란스럽고 골치 아픈 상황을 묘사한 말이라고도 하며, 허접 쓰레기 같은 일상이라는 말로도 해석할 수 있다고 한다. 그래서 사전에서 ‘鸡毛’ 찾아보니 무심코한 것, 사소한 것, 하찮은 것, 신출내기 등의 의미였다.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 책은 하찮은 사람들의 사소한 일상을 여과 없이 극도의 사실주의적 기법으로 드러내 보여주고 있다. 빠르게 변하는 사회에 제대로 된 줄 한번 잡아보지 못하고, 이리저리 밀리며 우왕좌왕하는 소시민의 복작복작하고 고단한 일상, 하지만 왠지 모른 허탈감이 느껴지는 결말, 마음 한편 밀려드는 애잔함.
이렇듯 갑갑하고 힘든 삶이지만 어쩌지 못하고 결국 살아갈 수밖에 없는 ‘민중의 잡초와 같은 강인한 생명력’이 느껴지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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