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시이 마모루의 <공각기동대>에 감상 및 분석
- 최초 등록일
- 2008.03.11
- 최종 저작일
- 20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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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글
영화의 전반적 주제에 대한 철학적 고찰과 개인적 감상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목차
없음
본문내용
사람들이 공기가 있는 것을 의심하지 않듯이 아니 처음부터 인식조차 않듯이 나도 나란 존재를 의심해 본 적이 없다. 내가 생각하고 느끼고 행동하니까 나라는 존재는 의심이 되지 않는다. 오감으로 명백히 느껴지는 나만의 고유한 육체를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이것이 보통 철학적으로 깊이 사유하기 이전의 평범한 사람의 소박한 존재론이다.
만일 이렇게 명백한 것 같은 나의 존재에 대해 의심받으며 증명을 요구당한다면 우린 보통 어떻게 대처할까? 아마 대부분 자신의 기억들을 토대로 ‘나’를 설명하려 애쓸 것이다. 나는 이렇게 살아왔고 이러한 경험을 토대로 이런 성격을 가지고 있고 이런 사람들이 나와 관계된 사람이라고 말이다. 존 로크(John Locke)는 일찍이 그의 저서『인간의 지적 능력에 관한 에세이』에서 이러한 부분에 대해 언급하였다. 그는 ‘인격 동의성’, 즉 어떤 사람을 일정한 시간이 지난 뒤에도, 그리하여 그가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상당히 변했을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과거의 그와 동일한 사람으로 만드는 것은 과연 무엇인가에 대해 논의를 펼쳤는데 그는 이에 대해 ‘기억’과 이것들에 대한 지속적 인지가 인격 동일성의 조건이 된다고 설명하였다. 이는 자신이 신체적으로 얼마나 변했든지 간에, 만일 내가 나의 과거 행위들을 나 자신의 것으로 기억할 수 있다면 나는 지난날의 나와 동일한 인격이라는 뜻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로크의 의견이 참이려면 내가 나 자신을 말하는 데에 있어 기억은 진실이라는 전제가 필요하다. 그런데 과연 우리의 기억은 진실한가? 그리고 기억이 왜곡되거나 기억하지 못하는 사람은 자아가 없는 것인가? <공각 기동대>는 이러한 물음에 대한 철저한 회의로부터 시작된다. 이는 인간의 본질을 정신(기억)으로 규정하고, 육체․감각 경험만을 의심하던 근대의 이원론보다 한 차원 더 나아간 회의이기도 하다.
그럼 과연 ‘나는 누구인가? 그리고 나를 규정하는 것은 대체 무엇인가?’ 이것이 바로 공각기동대의 질문이다.
참고 자료
나이절 워버턴(Nigel Warburton), 최희봉 옮김,《스무권의 철학》, 知와 사랑, 2000/1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