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계몽주의`의 관점에서 영화 `향수` 분석하기

소개글

영화 `향수`에 대한 기본적인 감상평입니다.
이를 18세기 프랑스의 사회 전반적 분위기였던 `계몽주의의 파멸`이라는 관점 하에 주인공인 장 그루누이의 살인에 대한 해석을 해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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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지독한 악취가 풍기는 오를레앙의 생선시장에서 그르누이는 태어나지만, 곧바로 버려진다. 그런 그에게 천재적인 재능이 있었는데 냄새를 맡기만 하면 무엇인지 알 수 있는 능력이었다. 어느 날, 그르누이는 이 세상에서 자신이 해야 할 일을 깨닫게 되고 그것은 한 여인에게서 맡은 향기로부터 시작한다. 처음 맡아본 향기, 너무나 순수한 아름다움과도 같은 향기를 맡은 순간, 그르누이는 그 냄새에 매혹되고 곧 깨닫게 된다. 자신은 그 향기를 가두어야 한다는 것을.

18세기 프랑스는 이성과 인류의 진보를 꿈꾸는 계몽주의가 판을 치던 시대로 위생과 질서를 강조하면서 냄새나고 더러운 것을 비도덕적인 것으로 치부해 버린 사회였다. 그르누이가 태어난 악취 가득한 시장과 머물렀던 고아원, 가죽공장, 그라스의 거리가 그랬다. 한 여인의 향기를 맡은 이후 줄곧 향기를 가두고 싶은 욕망에 시달리지만, 그는 세상의 모든 것으로부터 향기를 뽑아낼 수는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영원불멸한 아름다움을 간직한 향수를 만들기 위해 아름다운 여성들을 살인하기에 이른다.
그르누이는 살인하는 여성을 매혹적이고 황홀한 향기를 만들기 위해 필요한 도구처럼 인식하고 자신의 행위에 무감각해진다. 그것은 마치 아름다움에 취한 예술가의 모습처럼 비춰지고 향수가 가진 냄새가 악취를 위장시키는 것과 같이 그의 광기는 천재성으로 둔갑한다. 그의 예민한 후각이 가진 천재성이 악마성으로, 그 악마성이 다시 천재성으로 위장되는 모습이 바로 향수가 가진 위장술 같은 것이다. 여기에서 그르누이가 가진 이중성은 향수의 이중성을 비유적으로 표현한 것인데, 이는 18세기 프랑스 사회의 한 단면으로 이해할 수 있다. 한 사회가 이성과 계몽의 권력으로 배척해버렸던 그 악취가 향수로 재탄생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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