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비평] `검은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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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만 해도 따뜻하고 포근한 곳은 바로 `우리 집`이다. 우리 가족이 사는 집은 가장 원초적인 인연들이 모인 장소이기도 하다. 이해관계보다 사랑이라는 끈으로 묶여져 이성보다는 감성적 성격을 띠는 사회적 기초 집단, 가족과 우리 집.

그러나 그 집은 파괴된 지 오래다. 유산 상속 문제로 법적 분쟁도 마다하지 않는 재벌가들의 이야기, 보험료를 타기 위해 부모를 죽이는 어느 패륜아의 뉴스 등은 현대 가족의 단상을 보여준다. 비록 그것이 극히 작은 소수에 불과하지만 그로 인해 나타나는 사회적 파장과 불신, 상실감은 현대인을 검은 집으로 이끈다.

검은 집, 정신병동으로 비유되는 `하얀 집`에 대한 대조적인 혹은 상식을 파괴하는 표현

괴기스러운 분위기의 검은 집은 무섭고 으스스한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한 장치이기도 하지만 `하얀 집`에 대한 대조적인 의미도 무시할 수 없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하얀 집의 이미지는 정신 이상자들이 치료를 받는 장소다. 하지만 검은 집은 평범하지만 무엇인가 다른 사람의 `검은 욕망`을 표현하고 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상식보다 더 극악무도한 사람들이 검은 색의 속성처럼 세상의 밝은 빛을 흡수한다. 누구보다 더 온전하지 못한 정신을 가지고 있지만 검은 장막을 치고 자신의 이상을 가리고 숨긴다.

휴머니즘 없는 사회를 나타내는 극적 장치 `사이코 패스`

영화는 그동안 다뤄지지 않은 새로운 소재를 등장시킨다. 감정을 느끼지 못해 `마음이 없는 인간`으로 알려진 사이코 패스다. 단어마저 생소한 이 소재의 등장은 영화의 초점을 `누가 죽였는가?`에서 `누가 사이코 패스인가?`로 넘어가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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