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 M. Axline,<딥스 : 자아를 찾은 아이(Dibs : in search of self)> 서평

소개글

V. M. Axline, 주정일·이원영 옮김, <딥스 : 자아를 찾은 아이>를 읽고 교육심리학적 관점에서 책을 지은 저자의 의도와 딥스의 심리치료과정을 한국사회의 교육현실과 연관지어 비판적으로 서술한 서평

목차

없음

본문내용

여섯 살 난 딥스는 맹수같은 아이다. 온종일 움직이지 않고 우두커니 앉아있는가 하면, 말을 걸어오는 주위 아이들이나 교사들에게 할퀴고 물 듯이 덤벼들기도 한다. 아이들과 단체 행동을 하거나 놀이에 참여한 적도 없다. ‘나’가 처음 딥스를 만났을 때 그는 심한 정서적 불안에 빠져 있었다. 그가 걷는 모습은 비정상적이었고 자신을 ‘나(I)’라고 표현하는 일보다 ‘딥스야’, ‘너’, 혹은 ‘이것(it)’이라 표현하는 일이 더욱 많았다. 그러나 딥스를 면밀히 관찰하던 학교 교사들은 딥스는 정신박약이라기보다는 정서적인 문제를 갖게 된 것이라 판단하여 아동상담소에서 임상병리학자로 일하던 ‘나’에게 딥스를 만나봐 줄 것을 의뢰했고, ‘나’는 이를 계기로 수 개월동안 놀이치료를 통해 딥스의 자아찾기에 동참하게 된다.
<딥스>라는 책은 이를 통해 서술자인 ‘나’가 딥스와 만나는 과정에서 헤어지는 과정까지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물론 주된 내용은 딥스의 치료에 집중되어 있으므로 책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부분은 놀이치료방에서 딥스와 보내는 시간을 관찰일기처럼 기록한 부분이다. 그러나 자아를 확립하지 못한 딥스의 종잡을 수 없는 행동이나 그에 대응하는 `나‘의 행동은 아동심리나 상담기법에 대한 지식이 있는 사람이 아니라면 쉽게 이해하기 힘든 것이 사실이다. 그러한 점을 감안한 것인지 이 책에서는 딥스의 행동이나 ‘나’가 취하는 행동의 이유나 그에 대한 설명을 종종 곁들여 읽는 이의 이해를 돕고 있다.
그러나 관찰일기처럼 기록되어있다 해서 서술자의 태도가 딥스를 실험대상으로 취급하는 것 같지는 않다. 그는 학술적 분석을 통해 딥스의 태도와 자신의 반응을 설명하고 있지만, 그 기저에는 딥스에 대한 깊은 애정이 깔려 있다. 예를 들어 책에서는 언제나 구석에 숨어있는 딥스의 모습이나 종종 열중해서 책을 들여다보고 있지만 사람 눈에 띄면 다시 천치같은 행동으로 돌아가는 그의 태도를 두고 ‘껍질 속으로 기어들어가는 듯한 달팽이’로 표현하며, 딥스에게 세계는 차디차고 불친절한 것으로 느껴졌을 것이라 추측하고 있다. ‘나’가 단순히 객관적으로 딥스를 바라보고 있다면 이런 비유적 표현을 쓰지는 않았을 것이며, 그의 입장에서 세계를 바라보려 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책 전반에서 느껴지는 서술자의 딥스에 대한 애정은 독자가 ‘나’와 함께 딥스를 가까이에서 지켜보는 듯한 느낌을 갖도록 하고, 그에게 저도 모르게 애정을 부여하며 귀를 기울이도록 한다.

참고 자료

버지니아 액슬린| 주정일·이원영 역| | 샘터사| 198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