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천추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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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최초의 세계일주 기행문이라고 불리우는 서적이 있다. 민영환의 해천추범이 바로 그것이다. 해천추범은 구한말 특명전권공사 민영환이 1896년 4월부터 약 7개월간 11개국을 여행하면서 쓴 일기형식의 기행문으로, 넓은 세계로 돛을 올린다는 뜻이다. 민영환 일행은 상하이, 일본, 태평양 하와이를 거쳐, 캐나다, 뉴욕, 런던, 네덜란드, 독일에 이르고, 러시아 모스크바와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니콜라이 2세 황제의 대관식에 참석하게 되지만, 민영환은 소기의 성과를 이룬 채 중앙아시아와 시베리아, 연해주를 거쳐 서울로 되돌아온다.

민영환 일행은 상하이와 일본을 지날 때에는 화려한 도시와 상업이 성하고 문물이 발달함에 감탄한다. 태평양을 지날 때에는 여러 날 동안 배 안에서 고초를 겪지만 한 달 만에 벤쿠버에 도착하여 개화된 세상을 만난다. 아메리카 대륙의 기차여행에서도 터널과 넓은 들, 깨끗한 도시, 교량 등을 황홀하다고 그는 묘사하며, 뉴욕에서는 공원과 카페, 차도와 가로등, 호텔 등을 환상적이라고 말하고 있다. 유럽에 도착한 민영환 일행은 번성한 도시와 부강한 군대, 학술과 예술의 발달 등 영국과 독일을 매우 부러워한다. 국권을 빼앗기다시피 한 구한말을 살아가는 그로써는 어찌보면 당연한 것이었으리라. 그들은 한달 20일 만에 러시아 모스크바에 도착한다. 3개월에 걸쳐 많은 외교관과 장관을 만나 주워진 소임을 위해 고군분투하며, 웅장한 황제 대관식에 참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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