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와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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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와 나"라는 제목의 자유로운 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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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취미가 무엇이냐 물으면, 아마도 열에 아홉은 음악 감상과 영화 감상을 꼽지 않을까. 나 역시도 예외 없이 적어도 2주일에 한번 씩은 극장에 가서 영화를 보고, 특별히 할 일 없이 집에서 쉬는 날이면 catch on과 OCN 에 채널을 맞추고 있는걸 보면, 지금까지 본 영화의 수가 꽤 되리라 생각한다. 음악을 들으면 그 음악과 함께 했던 추억과 향수를 그대로 불러일으키는 것처럼 영화 역시도 그 영화를 떠올리면, 그 당시 함께 영화를 봤던 사람과의 기억, 감정, 그 순간의 느낌이 고스란히 되살아나는 듯 한 묘한 기분이 든다.
그래서 1986년 내가 처음으로 극장을 찾았던 시점부터 지금까지 내게 큰 인상을 남긴 영화와 그와 관련된 추억을 하나하나 되짚어 보려고 한다.

1986년. 처음으로 극장이란 곳에 가서 커다란 스크린으로 비추는 영상을 봤던 기억을 떠올리니 내가 예닐곱 살쯤 되었을 때였던 것 같다. 오래 전 자취를 감춘 ‘대한뉴스’가 영화 시작 전 방영이 되었음을 똑똑히 기억하며, 제목은 알 수 없으나 현란한 무술을 보여주는 어린이를 위한 만화영화였다. 꽤 오래전 기억인데도 몇몇 장면이 아직까지도 생생히 기억이 나는걸 보면 작은 TV 화면만을 보다가 큰 스크린을 처음 대했을 때, 극장이라는 한정된 공간이 주는 몰입되는 느낌이 어린 나에게도 꽤 인상적이었나 보다.

그 후 초등학교 저학년 시절 방학이면, 엄마 아빠 손을 꼭 잡고 극장을 향하곤 했는데, 바로 1980년대 후반 어린이들의 전폭적인 인기를 끌던 ‘우뢰매’시리즈와 ‘슈퍼 홍길동’시리즈를 보기 위해서였다. 한번 보는 것으로는 부족해 두 세 번씩 봐서 인지, 지금도 전체적인 줄거리하며 바보 형래가 멋진 에스퍼맨으로 변신하던 모습, 길동이가 구름을 타고 하늘을 날며 무술을 부리던 장면들이 고스란히 떠오르는 것을 보면 내 또래의 어린 시절 최고의 영화였음은 부인할 수 없다. 특히 에스퍼맨의 상대역으로 나오는 여주인공, 금발머리의 데일리의 모습이 어찌나 예쁘던지, 어린이 잡지에 실린 그 배우의 키가 165cm에 45kg 이라는 수치를 지금도 기억하며, 나도 어른이 되면 꼭 165cm까지 키가 크기를 간절히 바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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