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밀양`을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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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밀양`을 보고 쓴 자유로운 형식의 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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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 국제영화제에서 전도연씨가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작품이라서 무엇보다도 그녀의 연기가 궁금했던 영화였다. 모든 걸 잃어버린 한 여성의 아픔이 고스란히 내게도 전해지는 느낌 때문이었는지, 140여분이라는 다소 긴 러닝타임이 지루함 없이 영화에 몰입하게 끔 해주었다.
영화의 전체적인 느낌은 ‘상처받은 영혼의 처절한 몸부림‘ 이랄까....‘한없이 약한 인간의 내면세계와 그것을 이겨내려는 인간 의지’를 그려낸 영화 같다. 그리고 그런 그녀 주위를 맴돌며 묵묵히 도와주는 한 남자의 뚝배기 같은 순수한 사랑에 마음이 훈훈해지는 그런 영화.
사랑하는 남편을 교통사고로 잃자 남편의 고향인 밀양으로 내려오면서 그녀는 말한다. “여기가 왜 좋은 줄 아니? 날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거든”이라고.
자신을 아는 사람들을 피해서 온 먼 타지...밀양에서 그녀는 또한번의 극한의 슬픔과 맞부딪친다. 아들의 유괴 그리고 죽음. 아들의 주검을 확인하는 장면. 흘러나오던 음악이 뚝 멈추고, 카메라는 롱샷으로 멀리서만 그녀의 모습을 보여줄 뿐이다. 천천히 주검을 향해 걸어가다 멈추고, 장면은 전환한다. 감정의 절제. 아들을 화장하는 순간에도 그녀는 눈물을 보이지 않는다. 그런 그녀가 참고 참았던 눈물을 교회에 나가 터뜨린다. 그리곤 교회 일에 열중하며 신에게 의지하는 모습을 보인다. 누구나 그렇듯 감정의 밑바닥까지 다다랐을 때 찾게 되는 것은 전지전능하신 하나님이 아니던가. 그러면서 교회 사람들과 어울리며 그 안에서 행복해한다. 하나님의 사랑으로 마음의 평화를 찾고 행복하다고 말하는 그녀. 하지만 슬픔을 이겨내기 위한 가면을 쓰고 있음을 그녀 자신만 모르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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