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지상 시론

소개글

인문학 - 정지상에 관한 시론

목차

西 都
醉 後
大同江
團月驛
送 人
題登高寺
開聖寺
長源亭
邊山蘇來寺

본문내용

紫陌春風細雨過 큰 길 춘풍에 가는비 지나가니
輕塵不動柳絲斜 먼지 한 점 일지 않고 버드나문 실처럼 늘어졌네
綠窓朱戶笙歌咽 푸른 창 붉은 대문 생황 노래 소리들리니
盡是梨園弟子 梨園弟子 : 기생을 가리키는 말. 당나라 현종(玄宗) 때 미녀를 뽑아 가무를 교육시키던 곳을 梨園이라 하고, 기녀를 이원제자라 했다.
家 모두가 이원제자 집이로구나

*紫陌 서울의 道路를 이름


이 시는 봄비가 내린 뒤 평양 거리의 청량함과 흥겨움을 나타내고 있다. 기구와 승구에서는 전체적으로 비가 내린 뒤의 평양 거리를 잘 묘사하고 있다. 평소 사람들이 분주히 움직이는 평양의 큰 길가에 새봄을 알리는 가는비가 내리자 사람들의 발걸음에도 티끌하나 일지 않고 청량하기만 하다. 거기에 버드나무 가지는 실처럼 이리저리 비껴 있어 거리는 봄 기운으로 가득 차 있다.
전구에서는 푸른 창과 붉은 대문이라는 화려한 시각적 묘사와 생황소리에 맞춰 울리는 노래 소리라는 청각을 통해서 이 시에 생동감을 불어넣고 있다. 지나다니는 사람들로 하여금 들어가고픈 욕구를 일으켜야 하는 만큼 가장 먼저 마주하게 되는 창과 대문에서부터 화려한 색으로 사람들의 눈을 자극하고 담장 넘어 울려 퍼지는 생황 소리로 귀를 자극하고 있는 것이다.
한시를 감상하는 태도가 지나치게 현대의 세태를 바라보는 시각과 맞물려 있는 것 또한 바람직하다고 볼 수는 없으나 이 시를 읽으면서 한 가지 의아했던 것은 이원제자, 즉 기생이 등장하는 시에서 어떠한 교태나 물란함이 배제되어 있다는 점이다. 기구와 승구에서도 보여주듯이 봄날 평양 거리의 청신함만이 있을 뿐이다. 서거정의『동인시화』에서 “시어의 맛이 맑고 산뜻하고 아름답고 곱다(詞語淸新美麗)”라고 평한 것에서도 이 시가 어떠한 목적의식에서 쓰여진 시가 아니라 단순히 봄날의
청아함을 보여주는 시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참고 자료

한국한시작가론
한국명가한시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