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라노 게이치로 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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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라노 게이치로 `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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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75년 생, 교토 대학 법학과에 재학중인 1999년 첫 소설 『일식』으로 아쿠타가와 상을 수상하면서 일본 열도에 ‘히라노 열풍’을 불러일으켰다. 히라노의 두 번째 작품인 이 소설 『달』은, 출간되자마자 『일식』을 능가하는 걸작,“『일식』은 천재의 첫걸음에 지나지 않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

24의 나이에 아쿠다가와 상을 수상한 천재, 고풍스러운 문체와 한자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젊은 정격 소설가... 이름마저 독특한 히라노 게이치로에 대한 수식어는 참 화려하다. 그 화려한 프로필이 이 젊은 천재에 대한 호기심을 불러일으킨 첫 번째 이유지만 도서관이 문 닫기 전에 헐레벌떡 달려가 『달』을 빌리게 만든 것은 책에 실린 히라노 게이치로의 사진이었다. 흑백 사진에 약간의 얼짱 각도라는 의혹이 들긴 했지만 홑꺼풀의 길게 찢어진 눈매가 서늘한 기운을 풍기는 게 예사롭지 않아 보였기 때문이다. 염색하고 귀걸이를 하는 전형적인 일본의 젊은이라고 하지만 사진에서 본 그는 일본 전통 옷을 걸치고 대나무 통에서 물이 조르르 흐르고 수국이나 창포가 피어있을 법한 정원에서 긴 담뱃대를 물고 있을, 고풍스럽다 못해 요기마저 풍기는 문인 역할을 하면 딱 어울릴 듯 했다. 전반적으로 온순한 인상이지만 어쩐지 어둠 속에서 말을 길어 올리는 사람 특유의 불안정함이 내비쳤다. 적막한 산사의 대죽이 이따금 부는 바람에 가볍게 떨릴 때의 그 느낌. 어딘지 모르는 서늘한 눈매에서 밤이 되면 마물들이 깨어난다.『달』의 주인공인 마사키에 대한 서술은 딱 그에게서 연상되는 이미지를 그려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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