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석의 시집서평

소개글

백석의 시집 <사슴>을 읽고 쓴 서평입니다.A+ 받은 레포트입니다.

목차

없음

본문내용

2년 전 쯤에 신문에서 이러한 기사를 본 적이 있다. 우리나라의 시인들이 꼽은 가장 좋아하고 영향력 있는 시집의 1위가 백석의 《사슴》이라는 내용의 기사였다. 그 때 백석과 그의 시집인 《사슴》이라는 제목은 정말 잘 어울린다는 느낌을 받았다. 《사슴》에 수록된 여러 편의 시 텍스트를 접하기 전 제목만 보았을 때에도 종전에 알고 있던 백석과 사슴은 왠지 모르게 닮은 구석이 있을 것이라는 생각과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그런데 그의 처음이자 마지막 시집인 《사슴》에 수록되어 있는 모든 시를 읽고 나니 단순한 이미지로 떠오르던 느낌은 더욱 확고하게 굳혀졌고, 가슴이 따뜻해져왔다. 마치 중학교 국어수업시간에 백석의 <여승>이라는 시를 처음 접했을 때의 그 느낌처럼. 긴 호흡을 가지고 있지만 절대로 지루하지 않고, 소박하면서도 아름답기 그지없으며, 정확하고 정해져있는 독해를 요구하지 않는 정감이 가는 문체, 또 감정의 절제가 이루어지면서도 농도 짙은 감동을 전해주었던 백석의 시에 대한 첫 느낌은 지금에 와서도 같은 느낌으로 다가왔다.

1930년대는 혹독하고 가혹했던 시대로, 분단 이후 냉전 체제의 구축으로 인하여 문학과 문학인이 심리적 ․ 물리적 압박을 강요받았던 시대였다. 그러한 과정에서 빛나도록 비범했던 문학인들의 성과가 어설프게 묻혀버린 것은 가장 큰 비극이자 손실이라고 감히 말할 수 있다. 백석 또한 시대로 인하여 묻히고 갇혀 있던 시인 중 한 사람이었다. 그러나 백석의 시는 민족 주체를 단도직입적으로 표현하고 있지는 않았지만 동시대 그 누구보다도 더욱 진한 민족 주체 정신을 시에서 나타내려고 했던 작가임에는 틀림이 없다. 민족 문학이란 민족의 주체적 자아가 살아있거나, 그 것을 암살하려는 외압에 능동적으로 길항하면서, 더욱 그것을 살리기 위해 다각적으로 애쓰는 문학을 말한다. 백석의 시를 통하여 확인할 수 있는 것은 백석의 외세에 대한 대응방식은 몸으로써의 행동이 아니라 언어로써의 길항이라고 볼 수 있다. 민족 언어의 뿌리조차 말살하고자 했던 일제의 간교하고도 광적인 불법성 앞에서 그는 끝내 모국어 정신(방언주의)로 버티었다.

참고 자료

이동순 편, 『백석 시 전집』, 창작사, 1987.
김영익, 『백석 시문학 연구』, 충남대학교출판부, 2000.
김윤식 외,『한국현대문학사』, 현대문학, 2006.
양문규, 『백석 시의 창작 방법 연구』, 푸른사상, 2005.
백석 시인 http://limaho.hihome.com/index.ht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