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성태 작가의 `늑대` 독서감상문

소개글

해당 파일명의 소설을 본인이 직접 읽은후 작성한 독서감상평입니다. 문화평론가이신 교수님께 좋은 평가를 받았던 자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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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작가는 ‘자본주의’를 조망해보기 위한 공간으로서 몽고를 택했다. 무릇 사람이 자신이 속한 집단 속에서 그 집단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을 견지하기가 힘들듯, 작가는 애초에 횡단면적으로도, 시계열적으로도 자본주의라는 경제이데올로기의 덩어리로부터 한 발짝 뒤로 물러서 자본주의를 바라보고 있다. 그 몽고라는 곳이 이제 막 자본주의가 흘러들어가고 있는 시점에 봉착해있어서, 자본주의라는 모래알이 막 흘러내리기 시작한 모래시계 아래쪽의 공간과도 흡사하다.
우리나라의 자본주의의 역사라는 것이 상대적으로 짧은 시일에 이룩된 것이긴 하더라도, 우리가 그것을 비판적으로 바라보기란 이미 쉽지 않다. 왜냐하면, 우리는 자본주의 속에서 태어났고, 자본주의를 입고 먹고 살아왔기 때문이다. 또한, 그럴 수 있다할지라도 자본주의를 경험해보지 못한, 아니 아예 무엇인지 조차도 개념이 없는 유목민들에 비할 수 있을까? 작가는 자본주의의 유입으로 인해 그들이 겪게 되는 삶의 변화를 통해, 영혼의 망가짐을 통해 자본주의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에게 비판이라는 시력을 되찾아준다.

유목민들에게 양, 염소, 소와 같은 축생은 바로 그들의 존재 자체를 의미한다. 촌장에게 어느 날 공무원이 찾아와서는 ‘소 백오십 마리, 염소와 양 각각 이백여 마리, - 중략 - 이제부터 이것들은 당신소유요.’라고 말하는데, 그것은 바로 체제에 의해 그 존재를 인정받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자본주의적인 의미에 있어 소유 개념의 매개체가 되는 ‘숫자’를 통해서 말이다. 또한, 자본주의에 있어서 ‘숫자’는 자본의 크기를 가늠하는 척도이기도 하다. 존재의 의미라는 것은 어떠한 물리적 매개체를 통해 얻어지는 것임 아님에도 자본주의 하에서는 그러하다. 모든 것이 수치화되고 계량화된다. 그러한 의미에서, 작가는 이 구절을 통해 자본주의에 대한 역설적 비판을 던져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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