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의 추억` 영화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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꺼질듯 아닐 듯 불안하게 깜박거리는 가로등, 한 두 방울씩 스산하게 내리기 시작하는 비, 볍씨들 사이를 가로지르는 바람. 무슨 일이 분명 일어날 것 같은 논두렁길을 한 여인네가 걷고 있다. 행여 개미 한 마리라도 튀어나온다면 화들짝 놀라 도망칠 것 같은 겁먹은 얼굴을 한 채. 그녀는 불안한 마음에 노래를 부르기 시작한다. 뛰기 시작한다. 들고 있던 우산도 던져버렸다. 그녀의 발이 점점 빨라진다. 결국 그녀는 그녀를 뒤쫓던 ‘그놈’에게 붙잡히고 만다. 외마디 비명을 남긴 채. 그 후 그녀가 남긴 것은 며칠 뒤 논두렁에서 발견된 그녀의 차가운 시신뿐 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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