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창작연구-초야-에대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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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건이 타는 냄새에 질식한 것 같았다. 기침을 연발 해내는 어머니는 물을 거푸 마시며 ‘후후’ 한숨을 쉬었다. TV에서는 개그 프로가 마지막 코너 방송을 하고 있었다. 삐쩍 마른 사내가 검정테 안경을 끼고 80년대 줄무늬 추리닝 차림으로 무대 중앙에 섰다. 그가 하는 첫 말은 이러했다.
“안녕하세요? 이제 막 창문 있는 지하방으로 옮긴 고시생 ○○○입니다. 제 얼굴이 좀 탔지요? 일광욕을 해서 그렇습니다.”
그가 옆으로 몸을 돌리자 한쪽 얼굴은 하얗고, 반대 얼굴은 검게 그을려 있었다. 그 모습을 본 관객은 박장대소를 했다. 웃지 않는 것은 어머니와 나뿐이었다.
이 방은 창문이 없다. 이곳으로 이사 오기 전에 살던 집은 전세였지만 집 안에 화장실도 있고 조그만 거실도 있는 최소한의 생활을 하는데 불편함이 없는 곳이었다. 물론 그 집보다 더 먼저 살던 집은 실 평수 15평으로 세 가족이 단란히 살기에 부족함이 전혀 없는 우리 집이었다. 빌라 앞에 큰 도로가 없어서 자동차가 오가는 소리가 들리지 않는 조용한 동내였다. 포장마차를 하는 윗집에서 가끔 새벽에 세탁기를 돌렸지만 그렇게 큰 문제가 되지는 않았다.
신문 배급소를 하는 아버지는 늘 새벽 1시부터 아침 7시까지 일을 하셨다. 어머니는 아버지가 돌아오실 때까지 인형 눈을 붙이셨다. 그때 나는 초등학생이었다. 나는 한번 자면 엎어가도 모를 만큼 둔했으므로 위층의 세탁기 소리 때문에 이웃과 다툴 일은 없었다. 빌라촌은 젊은 맞벌이 부부나 칠팔십 대 노인들이 많이 살았다. 맞벌이 부부는 저녁이 되어야 돌아왔고 부모가 없는 낮 시간동안 놀이방이나 유치원에 가 있는 아이들은 저녁에나 집으로 돌아와 한 두 시간 우당탕탕 튀어 다니면 아홉시면 잠이 들었다. 노인정이 없어 갈 곳이 없는 노인들은 햇살이 좋은 시간에 평상에 나와 야채를 다듬거나 수다를 떠는 일로 소일을 했다.
아버지의 신문 보급소는 인터넷 보급이 활성화되고 지하철역에서 무료로 나누어 주는 타블로이드지가 생기면서 매출이 급속도로 하강하기 시작했다. 아버지는 그때부터 배달 직원을 줄이고 직접 배달을 하기 시작했다. 새로 입주하는 아파트가 생기면 백화점 상품권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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