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지하철 1호선을 관람하고

소개글

지하철 1호선을 보고난 감상문 입니다.

최근 2008년 8월 24일 공연을 보고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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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어린 시절 내가 자랐던 수원은 지하철 1호선의 종점이었다. 그 때 서울에 가기 위해 탔던 지하철은 언제나 만원이었고, 엄마는 사람들이 앉기에도 빡빡한 지하철에서 내 엉덩이 만한 구석을 발견하여 나를 자리에 앉히곤 했다. 지금 되돌이켜 보면, 아마 그때 그곳에 앉아 있던 사람은 많이 불편하기도 했겠다는 생각이 든다. 기차와 달리 옆으로 길게 늘어진 지하철. 그 중에서도 유난히 사고도 많고 고장도 많고, 불쾌하고 텁텁한 지하철 1호선을 제목으로 택한 작가는 화려한 서울 아래에서 살아가는 또 다른 사람들의 삶을 뮤지컬 형식으로 유쾌하게 풀고 있다.
불이 꺼진 무대.. 우리가 관람했던 학전 그린 소극장은 일렉기타의 오묘한 멜로디와 섹소폰의 야릇한 소리로 이내 어두운 지하철 안으로 바뀐다. 자신 보다 큰 가방을 들고 지하철의 어두운 분위기와는 대조되는 흰색 옷을 입은 중국 동포 선녀.. 보기에도 버거운 큰 가방과 새하얀 옷은 그녀가 큰 꿈을 가진.. 지하철 세계에 어울리지 않는 여자라는 것을 의미하는 것 같았다. 처음 서울에 도착한 선녀는 자신의 약혼자 제비를 찾기 위해 588이라는 곳을 가야 하지만, 그녀에게 친절히 답해 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나마 빨간 가죽바지를 입은 사모님은 그녀에게 30년 전 나도 너와 같았지.. 라며 너 같은 아이는 이곳에 올 곳이 못된다는 얘기만 할 뿐이다. 선녀는 자신에게 이야기를 걸어 준 사모님을 유난히 동경 하며 따르지만, 후에 그 사모님은 자신의 약혼자였던 제비의 내연녀라는 것이 밝혀진다. 선녀가 동경했던 삶, 즉 약혼자 제비와의 행복한 만남 그리고 서울의 정착 이라는 이런 꿈은 본래부터 존재하지도 않고 존재할 수도 없는 빈 가방 속에 황량한 허공일 뿐이었던 것이다.

참고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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