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삼국의 국제관계

소개글

후삼국 각국의 정세는 국내문제만이 아니라 외국과의 교섭에 의한 영향도 크고, 상당히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었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후삼국 시대에 관한 연구는 주로 국내의 정치상황에 대한 연구에 초점을 맞추었고, 해외교섭에 관해서는 비교적 소홀하게 다루졌다. 물론 이러한 현상은 후삼국의 해외교섭에 관한 자료가 많지 않다는 것이 이유가 될 수도 있겠으나, 후삼국과 한반도 외부와의 국제관계가 후삼국의 정세에 중요한 영향을 끼쳤다면 이는 결코 가볍게 취급될 문제가 아니라 생각한다.

목차

머리말

Ⅰ. 후백제의 국제관계
Ⅱ. 후고구려의 국제관계
Ⅲ. 고려의 국제관계

맺음말

본문내용

Ⅰ. 후백제의 국제관계
후백제의 해외교섭 범위는 실로 광범위하였다. 長城 이북의 契丹에서부터 남쪽으로 화북지방의 後唐, 강남의 吳越과 교섭하였고, 동쪽으로는 日本에까지 사신을 보내 교섭을 시도하였다. 후삼국의 쟁패전이 한창이던 10세기 전반기에 후백제가 이처럼 많은 나라와 교섭을 한데는 나름대로 목적이 있었다.

1. 吳越과의 관계
견훤은 일찍부터 특히 서남해에서 해상교통에 편리한 남강의 오월과 긴밀한 외교관계를 맺고 있었다.

(광화 3년,900) 오월에 사신을 파견하여 入朝하니 오월왕이 報聘使를 파견하여 견훤에게 검교대보를 加授하고 다른 직은 전과 같이 하였다(『 삼국사기』견훤전)

이는 견훤이 900년에 오월왕에게 사신을 파견한 내용을 담고 있는 오월 외교에 관한 첫 기록이다. 이 시기가 견훤이 전주로 천도하여 후백제라는 국호를 정하고 정치조직을 수립한 중요한 시기였음을 고려해보면 이렇게 오월에 사신을 파견한 것은 견훤이 백제국 수립 사실을 오월에 전하고 오월왕으로부터 이를 공인받고자 한 것이라고 이해된다. 그 후에도 견훤은 국내정치에 중요한 변수가 있을 때마다 오월에 사신을 보냈던 것으로 여겨진다.

(정명 4년,918,8) 견훤이 오월에 사신을 파견하여 말을 바쳤다. 이에 오월왕이 報聘하여 中大夫를 加授하고 다른 직은 전과 같이 하였다.(『 삼국사기』견훤전)
(천성 2년,927,12) 전월 7일 오월국 사신 班尙書가 서신을 가지고 와서 왕이 詔旨를 전하였다. (『 삼국사기』견훤전)

사료에 나오는 두 시기 모두 왕건의 고려건국과 견훤이 경주 침공 후 경애왕을 제거한 나말려초기 삼국간의 관계에 있어서 중요한 사건 이후에 이루어진 외교관계임이 드러난다. 이처럼 견훤은 국내의 사정이 있을 때면 오월에 사신을 파견하여 오월과의 외교관계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거나, 자신의 지위를 인정받고자 함을 알 수 있으며 이를 통해 견훤정권의 오월외교는 다분히 정치ㆍ외교적인 목적이 강하였음을 알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오월지방은 당시 중국의 최대 무역항구가 모여있던 곳이기 때문에 세계각국의 物産이 모여들었다. 이에 후백제는 오월과의 정치적 친선관계의 연장선 위에서 오월지방과의 무역을 통한 경제적 이득을 취하고자 하였다. 그러나 오월간의 경제적 이득을 얻고자 했던 후백제의 의도는 남중국 출입관문이었던 서남해안이 고려의 수중에 들어감에 따라 대중국 통행로는 막히게 되었고, 이후 서남해안의 해상권을 빼앗긴 후백제는 남중국과의 무역에 많은 제약을 받았을 것이다.

참고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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