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소월의 진달래꽃 중에서 길을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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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월의 『진달래꽃』 중에서 「길」을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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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 때 교과서에서 나그네라는 시를 배운 적이 있다. ` 강나루 건너서 … 구름에 달 가듯이 가는 나그네 ` 그때 이 시를 배우면서 마음가는 데로 발 가는 데로 자유롭게 다닐 수 있는 나그네가 부러웠었다. 집에, 학교에 메여서 꼼짝할 수 없던 나에게는 구름에 달 가듯이 간다는 나그네가 너무나 여유롭고 자유로워 보일 뿐이었다. 그러나 김소월의 「길」이라는 시의 나그네는 내가 부러워하던 모습이 아니다. 나그네는 어디로 가야할지도 모르고 열 십자 한 복판에 서 있다. 나그네는 세상의 많은 길 중에 어느 쪽을 향해야 할지 방향을 잃고 헤매고 있는 것이다. 세상의 모든 일이 그렇듯이 나그네의 자유롭고 여유로운 모습 뒤에는 막막함과 외로움이 있었다. 검은 것이 있으면 흰 것이 있고 좋은 일이 있으면 나쁜 일도 있듯이 말이다. 나그네의 반대편을 바라보자 조금은 무서워 졌다. 어디로 가야할지 모르는 막막함이란 육지가 보이지 않는 바다에 혼자 떠 있는 기분일 것이다. 주위에 아무 것도 보이지 않고 의지할 곳 하나 없이 떠도는 느낌 참기 힘들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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