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석철의 ‘세계건축기행’을 읽고

소개글

김석철의 세계건축기행을 읽고 쓴 감상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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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죽음의 공간, 신의 공간, 삶의 공간, 인간의 공간 등 4부로 구성된 이 책은 피라미드, 까따꼼베, 아끄로뽈리스, 빤테온, 성 바씰리 사원 등 천년이 숨결이 스민 건축유산 하나하나에 해박한 지식과 풍부한 감수성으로 새로운 의미를 불어넣어 건축이 문명의 근원을 암시하며 역사와 인생을 반성하는 거울임을 깨닫게 해준다. 건축에는 인간의 공간, 이외에도 죽음의 공간, 신의 공간, 삶의 공간이 있음을 깨닫게 되었다. 문명의 근원과 역사에 대한 작가의 관심은 도시와 건축을 중심으로 무덤, 광장, 사원, 다리, 시장, 미술관, 작은 섬마을까지 사람들이 모여 살았던 흔적 있는 곳을 다 포괄하는 것 같았다. 나는 이 책에 나오는 죽음의 공간, 신의 공간, 삶의 공간, 인간의 공간 중에서 각 한군데씩 내가 기억에 남고 평소에 관심 있어 했던 곳에 대해 말하고자 한다.
첫째로, 죽음의 공간으로 죽은 자들의 작은 도시, 싼 까딸도 묘지를 보고 난 느낌은 죽은 자의 공간 속에서 서양 건축사의 깊은 그림자를 느끼게 되었고 아무도 살지 않는 사자(死者)의 건축에서 도시 공간 형식을 느끼는 기이한 체험을 하게 하는 것이라고 하는 것과 무엇보다 죽은 이들의 마을이라 표현하는 즉, 납골당은 우리의 묘지 문화, 전 국토로 한도 없이 뻗어가는 묘지를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만들었다. 다시 말하면, 산 자의 공간만큼 죽은 자의 공간에 대해서도 준비하여야 한다는 것을 말해주는 것 같다. 죽음의 공간은 죽은 자의 것이 아니라 산 자의 것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위대한 건축은 삶과 죽음의 형식 모두를 말하는 것이라고 느꼈다.
둘째로, 성 바실리 사원을 인상 깊게 보았다. 모스크바를 상징하는 성 바실리 사원은 러시아 제국의 이반 대제가 200여 년간 이곳에 군림한 몽골족 키잔 한을 물리친 기념으로 만들어 1561년에 완성한 건물이다. 성 바실리 사원은 비잔틴 양식의 건축물인데 비잔틴 양식은 러시아에서 지역적 전통을 반영하면서 독자적인 양식으로 발전하였다. 사원은 6m높이의 아케이드가 기단이 되고 그 위에 아홉 개의 탑이 올려졌는데, 47m높이의 팔각 탑을 중심으로 네 개의 중간 크기 탑이 둘러싸고 그 사이에 네 개의 작은 탑이 위치한다. 바실리의 아홉 개 탑은 전체로 하나인 동시에 각각이 독특한 형상을 지니면서 서로 조화를 이루는 형식을 보여준다. 건축의 아름다움은 정지된 순간에서 시작한다지만 성 바실리 사원의 아름다움은 움직임 속에 있다고 했다. 단순 기념비를 뛰어넘은 모스크바의 상징이 된 성 바실리 사원의 아름다움은 단순한 시각적 아름다움이 아니라 인간과 건축 공간 사이의 교감에서 오는 동적미학을 바탕으로 한 시학적 아름다움이다. 위대한 예술 앞에 서면 사람은 내부로부터 흔들린다던데 나도 멋진 풍경을 보고 내면에서 무언가 꿈틀거림을 느낀 적이 있었는데 그 추운 모스크바의 중심인 성 바실리 성당을 사진으로라도 접했을 때 그 느낌을 받았다. 장관 같은 외부보다도 내부가 인상 깊었다. 러시아의 긴 역사가 내부에 고스란히 있었다. 다보탑과 석굴암과 에밀레종이 갖는 복합과 단순의 합일, 기하학적 질서와 유기적 질서의 하나됨이 좀 더 큰 공간 규모로 아름답게 형상화되어 있었다. 건축가 뽀스뜨닉 야꼬블레프와 바르마의 천재에 깊은 감동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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