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1302를 보고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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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301302`를 보고 쓴 영화감상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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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1학년 때, 우리 과에서 연극을 한 적이 있었다. 그 연극이 아주 짧았음에도 불구하고 내가 기억하는 이유는 그 당시 아주 인상 깊었던 때문이다. 그 연극의 소재가 된 시는 ‘요리사와 단식가’라는 시였다. 문제적 작가 ‘장정일’이라는 사람의 시라고 했다. 작가 때문이었을까, 아니면 충격적인 결말 때문이었을까. 나는 왜 그 연극을 인상 깊어 했었을까.
앞에서 말했던 연극의 내용이 바로 영화<삼공일삼공이>의 내용이었다. 그 당시 연극으로 봤을 때만 해도 매우 신선한 내용에 영화를 찾아서 봐야겠다고 몇 번이나 생각했지만 결국은 이번 기회를 통해 영화를 볼 수 있었다. 한 마디로 충격적이었다. 솔직히 우리나라에서 이런 컬트적인 영화가 상영됐다는 것이 놀라웠다. 영화가 표방하는 것이 무엇이든지 간에 화면이 주는 충격은 실로 매우 컸다. 그리고 영화의 소재로 사용되는 것들도 딱히 좋은 것들은 아니었기 때문에 영화를 보는 내내 웃지 않았던 것 같다. 영화에 대한 충격의 이야기는 여기까지 하기로 하자. 영화에 대한 충격도 소재도 영화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것들이지만 <삼공일삼공이>에서 가장 중심이 되어야 할 것은 바로 그녀들이기 때문이다.
삼공이의 그녀 윤희는 모든 것과 단절되어 있다. 그 단절이 행동으로 표출되는데, 그 표출은 거식증이라는 병을 통해서이다. 사람이 사는 데 있어서 음식이 얼마나 중요한지 우리는 알고 있다. 음식은 곧 생명과 직결되는 것이다. 그런데 윤희는 그 생명을 단절시키고 있다. 결코 자신의 세계에 아무도 들이지 않겠다는 식으로 그렇게 행동하고 있는 것이다. 이것은 무엇으로부터의 단절일까. 나를 비롯하여 인간은 모두 고독이라는 감정을 가지고 있다. 꼬마 아이조차도 놀이터의 그네에 걸터앉아 무언가를 곰곰이 생각하는 것이다. 윤희를 통해 보여주려고 했던 것은 아마도 인간의 근원적인 고독이었을 것이다. 타인과의 관계를 맺지 않고는 살아갈 수 없는 사회에서 고독하게 혼자 사는 것은 정말 죽는 것보다 힘든 일이다. 그러나 윤희는 죽더라도 그 인간 본연의 것을 무참히 짓밟아 버릴 수는 없었다. 문제라면 그 표출이 너무 격한 방법으로 이루어졌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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