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상론] 국제 분쟁의 협상에 있어서의 UN의 역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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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상론] 국제 분쟁의 협상에 있어서의 UN의 역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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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연합(유엔)은 유엔군의 모습으로 우리 앞에 등장했기 때문에 분단의 상처와 연관된 이미지로 다가온다. 그 후 미국의 주도적인 역할 때문에 이 거대한 국제기구는 항상 너무 먼 곳에 있었다. 뒤늦은 유엔 가입으로 유엔 정치와 국내 정치가 교차하는 기회도 별로 갖지 못했다. 가까운 일본에서는 유엔 대학까지 설립되어 있지만, 우리 나라는 아직 제대로 된 유엔 자료실조차도 없다. 그래서인지 일반인은 물론 국제정치 전문가들도 유엔에 대한 관심은 그리 높지 않은 편이다. 유엔의 역할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에는 더 인색한 편이다. 무정부 상태로 빠져드는 국제 상황 속에서 유엔이 갖는 세계 정부의 역할에도 관심이 주어지지 않고 있다. 유럽과 제3세계의 젊은이들이 유엔에서 훈련과정을 가지며 국제정치와 국제법, 그리고 민간단체들과 협력하는 방법을 공부하는 동안 우리는 워싱턴 정가의 추이만 살펴보면 그만이었다. 그 결과 유엔은 본래의 큰 역할에 비해 우리 사회에서는 너무 쉽게 평가 절하되어 왔다.
처음 유엔을 설계한 사람들은 유엔을 서구 국가들을 중심으로 최대 70여 개 회원국 정부에서 운영하는 기구 정도로 예상했었다. 그러나 오늘날 유엔의 활동에는 184개 회원국과 수천 개의 민간단체들이 참여하고 있다. 다행인 것은 유엔헌장이 국력의 크기에 상관없이 모든 나라의 평등한 참여를 보장하고 아울러 비정부 조직들의 참여와 활동도 배제할 수 없도록 제정되었다는 사실이다.
케인즈 같은 선각자들이 유엔을 단순히 평화와 안보를 다루는 정치적 기구가 아니라 국제사회의 경제적 ․사회적 의제를 다루는 기구가 되도록 유엔의 수임사항을 기획한 것도 오늘날의 관점에서 보면 선견지명이었다고 할 수 있다. 유엔이 역사상 처음으로 1국 1표주의를 원리로 하는 국제기구로 출발할 수 있었던 것과 헌장을 통해 "모든 민족들의 사회적 ․경제적 진보를 증진시키기 위한 국제적인 도구"로 유엔을 자리잡게 한 것은 케인즈와 소수 선각자들이 전후 분위기를 십분 살려 일한 결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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