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이야기 흰둥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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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가 있는 여행 - 흰둥이
흰둥이는 동해바다에 살고 있는 떠돌이 개다. 동네사람 중 흰둥이를 모르는 사람은 없다. 그 동네서 유일하게 흰 털을 갖고 있는 흰둥이. 어느 동네에서 살았었는지 누가 주인 인지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바닷가에 떠내려와 숨을 헐떡이는 개를 누군가 구해서 보살펴서 여태껏 지내왔다.

흰둥이는 밥을 먹는 시간을 제외하고 다른 모든 시간은 바닷가에서 지냈다. 코를 땅에 박고 킁킁거리거나 사람들 근처를 서성거렸다. 혼자 멍하니 바다를 바라보기도 했다. 밤이면 바닷가 모래사장에서 잠을 청 했다. 동네사람들은 그런 흰둥이를 안쓰럽게 생각하여 집집마다 돌아가며 매번 끼니를 챙겨주고 추위를 피할 수 있는 나무판자로 된 집을 지워 줬다. 하지만 여전히 흰둥이는 바닷가 모래사장에서 하루하루를 지냈다.

그러던 어느 날 밤 부터 흰둥이는 바다를 향해 짖기 시작했다. 밤새 짖었기 때문에 동네사람들은 깊은 잠에 들지 못했다. 다음날도 그 다음날도 흰둥이는 밤마다 바다를 향해 어김없이 짖었다. 꼭 누군가를 부르는 것처럼.
그런 행동이 계속 되자 동네사람들은 흰둥이를 측은하게 여기던 마음이 점차 미움으로 바뀌었고 더러운 떠돌이 개 취급을 했다. 더 이상 사람들은 흰둥이에게 먹을 음식을 가져다주지 않았으며 가까이 오는 것조차도 싫어했다.

그렇게 한 달이 지났다. 흰둥이는 갈비뼈가 보일정도로 몰라보게 야위었다. 윤기가 나던 흰털은 푸석푸석해졌고 피부병에 걸렸는지 몸 곳곳에 듬성듬성 흰 속살이 드러났다. 이젠 누가 봐도 흰둥이는 떠돌이 개가 되었다. 하지만 밤마다 짖는 흰둥이의 행동은 한동안이나 계속 되었다. 아니 오히려 더 심해졌다.
동네아이들은 흰둥이에게 돌을 던지거나 매질을 했고, 어른들은 틈만 나면 잡아서 가둬두려고 했지만 매번 놓치기 일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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