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소설 『녹처사연회』 감상문

소개글

한국의 이솝우화 『녹처사연회』의 감상문을 한 페이지로 간략하게 적었습니다.

목차

없음

본문내용

처음 국문 단편소설집 『삼설기』에 실린 「녹처사연회」를 접하고 눈으로만 읽었을 때는 생경한 글자도 많고 연음으로 쓰여 있고, 문장이 길게 이어져 있고, 구두점이 없어서 어떤 내용인지 도무지 종잡을 수가 없었다. 구개음화가 되어 있지 않고, 이중모음이 많아서 더욱 그러했다. 하지만 그러한 중세국어로 쓰여 진 작품이라 할지라도 입으로 소리 내어 읽어보니 어느 정도 유추가 가능했고, 한자성어로만 묘사된 부분을 제외하고 뜻이 통하는 부분이 많았다.
녹처사연회는 보기 드문 국문 단편소설이다. 예로부터 한문소설은 장편보다 단편이 많았고, 국문소설은 사대부의 아녀자들과 같이 집안에서 소일거리 삼아 읽을 수 있는 독자층을 확보하고 있어 단편소설은 드물고 장편소설이 많았다. 그런 의미로 삼설기의 작품들은 문학사적 가치가 있다.
더불어 녹처사연회는 동물우화로 대표적인 조선후기 우화소설의 하나로 평가되고 있다. 여러 동물들이 마치 사람처럼 서로 쟁장(爭長 : 서로 어른이라 다툼)과 송사(訟事 : 재판)가 중심으로 전개되는 장면이 흥미로웠다.
이 작품은 사대주의에 대한 반론이 주제로 여겨지는데, 이것을 중국을 배경(곤륜산)으로 한 것과, 동물에 빗댄 우화로 나타낸 것은 당시의 검열을 피해가기 위한 방법으로 보여 진다.
이 작품에는 여러 동물들이 등장하는 데, 녹처사(사슴)는 슬기롭게 위기를 의연하게 대처해 호랑이의 추궁을 모면하고, 은혜를 원수로 갚은 두꺼비를 처단하는 지혜를 보여준다. 토선생(토끼)은 문방사우 등을 들먹이며 자신의 학식과 가문을 뽐내지만 위기가 닥치자 뒤도 돌아보지 않고 숨어버린다. 두꺼비는 녹처사에게 은혜를 입고도 근처에 사는 이웃인 자신을 초대하지 않은 것을 호랑이에게 고소하는 인물로 그려진다. 백호산군은 체면상 자신을 초대하지 않았다는 것으로 녹처사를 추궁하지 못하고, 두꺼비를 핑계로 그를 추궁한다. 이러한 면모를 생각해보며 작자가 당시 어떠한 인물들을 빗대어 풍자한 것인지 곰곰이 생각해봄직 하다는 생각이 든다.

참고 자료

박태성, 『고전소설강독』, 한국방송통신대학교출판부, 20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