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도를 기다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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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도를 기다리며 텍스트 감상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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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의 ‘고도를 기다리며’란 작품을 초연할 때 연출자 알랭 슈나이더가 <고도>가 누구이며 무엇을 의미하느냐고 묻자 베케트는「내가 그걸 알았더라면 작품 속에 썼을 것」이라고 했다는 이야기는 유명한 일화로 남아 있다고 한다. 나 역시 작품을 읽으면서 끊임없이 생각하게 된 것이 도대체 고도가 어떤 의미를 가지느냐는 것이었다. 뚜렷이 밝혀지지도 않은 무언가를 애타게 바라면서 하루를 의미 없이 보내는 두 남자가 처음엔 인간이 아닌 천상의 신 인줄 알았다. 인간세계가 아닌 천상에서 지내는 이야기인줄 알았을 정도로 나에겐 엉뚱하게 읽혀지는 작품이었다. 극에서 전개되는 에스트라공과 블라디미르의 행동이나 대화도 자연스럽게 연결되지 않았다. 텍스트를 읽으면서 느낀 점이 있다면 그저 답답하다는 것이다. 블라디미르와 에스트라공이 하는 대화가 무슨 주제인지도 모르겠고, 둘이서 대화하는 부분이 서로에게 정확한 의미전달도 전혀 되지 않고 있었으며 배경 또한 횡량했던 나무가 다음날 잎사귀로 뒤덮여 있는 것으로 갑작스런 변화를 이루고, 중간에 등장한 포조와 럭키 또한 알 수 없는 대사와 행동을 보이더니 다음날은 장님과 귀머거리로 나타났다.
답답하다는 느낌으로만 이어지는 난해한 작품이지만 판단컨대 내가 느낀 이 감정이 바로 부조리극의 특징을 잘 드러내준다고 생각한다. 정리해 보면 극에서 보여지는 부조리는 크게 세 가지 부문으로 구분해볼 수 있다. 하나는 블라디미르와 에스트라공의 기다림을 통해 알 수 있는 삶의 허무함이다. 이 둘은 매일같이 나와서 고도를 기다리나 고도의 모습은 보여 지지도 않고 기다림의 끝을 위해 자살을 생각도 하나 끈이 없어서 자살로 끝을 낼 수 도 없다. 그들의 허무한 기다림으로 이어지는 삶을 통해 우리가 왜 살아가고 있는지에 대한 물음을 던져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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