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정의 문학사적 의의와 한계

소개글

1910년대 한국은 한일합방으로 일본의 식민지로 전락해 국권을 상실하고 일제의 강압정책 하에 있었다. 그로 인해 언론, 출판, 집회, 결사의 자유가 박탈당하는 암울한 시기였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유일하게 살아남은 일간지는 『매일신보』 뿐이었다. 이처럼 자유가 탄압 당하던 어려운 때에 『무정』이 연재될 수 있었던 가장 큰 요인은 『매일신보』라는 매체의 성격에서 찾을 수 있다. 『매일신보』는 총독부의 기관지였다는 점에서 당시로서는 작품을 게재할 수 있는 가장 안정적인 대중매체였다. 다른 신문들이 경영난에 허덕이거나 검열에 시달리던 것과는 달리 자유로울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광수의 최초의 장편소설 『무정』에 대한 평가는 많은 연구자들에 의해 제기되어 왔다. 백철은 ‘『무정』은 계몽기의 신문학을 여기서 종합해 놓은 하나의 기념탑과 같은 작품이며, 초창기 신문학을 결산해 놓은 기념비적 거작으로, 내용상으로 이 시대의 모든 민족적, 사회적, 도덕적 문제가 제시되어 이 시대의 사조를 일장 대변한 작품’ 이라고 그 문학사적 의의를 높이 평가하고 있다. 또, 조연현은 ‘문장의 산문성과 취재의 현실성이라는 형식적인 특질, 자아의 각성이라는 내용상의 특질, 심리묘사와 성격창조라는 방법상의 특질 등으로 보아 한국 최초의 근대 소설을 대표하는 작품’ 이라 평가한다. 반면 『무정』을 신소설의 계승 내지는 극복이라는 관점에서 비판, 평가하려는 경향도 보이고 있다. 이재선은 ‘근대소설의 면모를 갖춘 최초의 작품’이라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신소설의 세계와 그렇게 먼 거리에 있는 문학은 아니다.’라고 평가하고 있다.
『무정』은 그동안의 소설과는 구분되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순한글로 작품을 썼다든지, 주인공들의 자유연애를 그린다든지, 인물들과의 갈등 속에서 고민하는 주인공들의 내면심리를 그린다든지, 현재로 출발하여 과거를 삽입하는 역진 서술을 함으로써 과거를 회상시키는 영화기법을 도입하는 등의 근대적인 모습들이 그 이전의 소설들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을 보인다. 그러나 식민지시대의 현실인식의 부재, 비합리적 플롯구조, 구체적이지 못한 막연한 계몽성의 주장등과 함께 구제도를 부정하면서도 완전히 벗어나지는 못한다는 점에서 그 한계점이 지적되기도 한다.

목차

1. 서론
2. 근대적 소설로써의 『무정』의 특징
2.1. 『무정』과 새로운 언어 의식
2.2. 『무정』의 입체적 플롯 구조
2.3. 『무정』 속 다양한 유형의 인물과 내면 묘사
2.4. 『무정』에 나타난 계몽성
2.5. 『무정』과 리얼리즘
3. 『무정』이 가지는 한계
3.1. 막연한 계몽성과 현실인식의 부재
3.2. 불완전한 구제도의 탈피
3.3. 비합리적 사건 설정 및 연계
4. 결론
5. 참고문헌

본문내용

『무정』의 스토리는 사실주의 기법과 결합되어 당대 사회적 현실의 모습을 매우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당시 시대 상황은 구시대의 봉건적인 사회 질서가 붕괴되고, 서구의 선진 문화가 수입되던 개화기였다. 근대적 사회로의 개화를 꾀하던 과도기적 전환기에 해당하는 것이었다. 『무정』은 개화기의 사회, 문화적 시대정신을 바탕으로 획기적인 차원에서 당대의 사회적 현실의 모습을 광범위하고 구체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특히 새로 등장한 젊은 세대들의 공통적인 관심사인 자유연애를 주제로 삼음으로써 개화주의 이데올로기를 보다 구체적이고 명료하게 표현하려고 시도하고 있다.
현실을 있는 그대로 재현하려는 근대소설에 있어 배경은 리얼리즘 원칙에 따라 작가의 체험의 범주 안에서 한정되고, 그 시공간은 개별적이며 구체적인 것이 되어야 한다. 『무정』의 주요 활동 무대는 서울과 평양을 중심으로 작가가 살아왔으며, 체험한 공간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주요 서술 공간은 방이나 집, 학교 등 주로 옥내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사실적이고 구체적인 공간 내에서 주위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상의 삶을 그리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사실주의 기법은 독자로 하여금 소설에 몰입할 수 있게 만들어 준다. 구체적인 시공간은 마치 내 주위에서 실제로 일어나는 일처럼 생생하게 전달되어 독자의 의식 속 깊숙한 곳까지 작가의 의도를 전달 할 수 있게 한다.

참고 자료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