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을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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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을 읽고
책을 읽을 때 사람들은 무심코 제목을 지나치게 마련이다. 나 역시 침묵이라는 제목은 단지 그냥 지나쳤을 뿐이다. 그러나 이 책은 침묵이라는 단어 하나로 쓰여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책의 초반부는 솔직히 지루했다. 작가의 본격적인 생각이 나타나기까지의 서론이 좀 길었지 않나 생각한다. 초반부를 읽으면서 했던 생각은 신부님이 그러한 역경을 거쳐서 일본에 선교사로써의 사명을 다하는 어떠한 역경에도 굴하지 않는 그러한 어떻게 보면 좀 진부한 내용이 되지 않을까 하고 생각했지만,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진부한 내용이 아닌 신부님의 인간적인 측면과 신앙적인 측면에서의 갈등을 보이면서 점점 흥미진진한 내용이 되어가고 있었다. 그러면서 또 한가지 생각하게 된 것이 그는 왜 위험한 선교사의 길을 택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신부님은 선교에 대한 위험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었다. 그것은 위험에 대한 철저한 자기 무장이 되어 있음을 뜻하고, 소설의 중 후반까지 신부님은 자신의 소신을 잘 지켜나가고 있었다. 하지만 결국 배교를 하고 말게 되는데, 물론 인간적인 면으로 볼 때 나로 인해 다른 사람이 죽음을 당한다고 생각하면 견딜 수 없이 괴로울 것이다. 그는 결국 타협하고 말았던 것이다. 나는 이 구절이 제일 깊이 가슴에 남는다. “밟아도 좋다. 네 발의 아픔을 내가 제일 잘 알고 있다. 밟아도 좋다. 나는 너희들에게 밟히기 위해 이 세상에 태어났고, 너희들의 아픔을 달래기 위해 십자가를 짊어진 것이다.” 신부님이 배교하기 직전 그에게 들린 말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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