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개글
허준의 소설 잔등을 구조주의 관점에서 비평
목차
1. 통합적 분석
2. 계열체계 분석
3. 서술층위 분석
4. 객관적 서술자 ‘나’
본문내용
1. 통합적 분석
‘나’가 만주에서 서울로의 ‘기차’를 이용해 귀향하는 과정을 그리고 있는 잔등은 여행의 형식으로 서술되고 있다.
기차에서 승객은 지극히 수동적인 상태에서 급격한 공간 이동을 완성할 수 있게 되었다. 이제 승객은 정해진 목표까지 ‘데려다주는’ 차 안에서 그 목적지 도달을 위해 자신이 해야할 일에서 해방되었다. 그는 절박한 행위, 목적을 위해 정신을 한곳에 집중시키는 행위에서 벗어나 방심 상태에서 사물을 완성한다. 이때 사물을 향한 인간의 의식은 필연적으로 ‘제삼자의 정신’, 방관자의 그것이 될 수밖에 없다. 이 방관적 상태는 개인의 의식에서 치열함이 부족해서 생긴 것이거나 의도적인 현실 도피에서 연유한 것이 아니다. 그것은 승차가 갖는 필연적 형식이며 이 형식 속에서 첨예한 두 가치관의 대립은 서로 분산되고 상호 침투하며 연속된다.
주인공은 이동 중에 있으며 그 이동이 잠시 멈추는 부분에서 이루어지는 에피소드가 이 작품의 주조가 된다고 볼 때, 그 에피소드는 절실한 삶의 무엇으로 작용하지 않는다. 여행자와 여정에서 만나는 대상들과 맺어지는 단편적인 관계 양상은 지극히 제한된 시간과 공간에서만 이루어지고, 이때의 여행자는 오로지 이방인으로서 개별적이고 이질적인 대상들에 대해서 객관적인 입장을 확보하여 보다 총체적으로 대상을 관찰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잔등」에서 길의 의미는 길과 길이 끊어지는 공간, 즉 잠시 멈추는 곳에서 오히려 부각된다. 그곳에서 타인과의 만남이 이루어지고, 그로 인해 현실에 대한 주인공의 의식 변화가 시작되기 때문이다.
참고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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