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포가는길 독후감

소개글

황석영 삼포가는길에 대한 감상문입니다.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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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백화의 본명은 ‘점례’이다. 그러나 소설의 마지막에 이를 때까지 독자는 그녀의 이름을 알지 못한다. 그렇다면 그녀는 왜 굳이 가명을 썼으며, 또본명을 감추었던 것일까?

“ 나 이름이 백화이지만, 가명이에요. 본명은……아무에게도 가르쳐 주지 않아.”

그녀는 고향에 찾아간 이야기를 하며 자연스럽게 자신의 이름에 대한 이야기도 꺼낸다. 이것은 그녀가 자신의 고향과 자신의 본명을 동일시한다는 의미가 될 것이다. 그녀가 만약 고형을 찾아간다면 그녀는 분명 백화라는 이름이 아닌 점례라는 이름을 사용할 것이다. 이는 그녀가 백화로 살아가면서 자신이 점례였던 시절을 잊고 살아갔듯이, 다시 고향으로 돌아간다면 자신의 인생에서 가장 험난한 시절이었을 백화로서의 삶은 모두 지워버리려 할 것이기 때문이다.
백화가 예전 군대 근처의 술집에서 일할 때의 날들을 상상하는 대목이 있었는데, 거기서 그녀는 분명 자신의 일을 회고함에도 불구하고 ‘나’라는 대명사 대신에 삭막하고 흡사 남의 이야기인 듯 느껴지는 ‘그 여자’라는 호칭을 사용한다. 그렇다면 현재의 백화와 이 시절의 백화 사이에는 과연 어떠한 감정의 간극이 존재하는 것일까? 나는 순수함에 대한 정도 차라고 생각한다. 비록 그 시절에도 백화는 그저 술집에서 일하는 작부에 지나지 않았지만, 누군가를 사랑할 줄 알고, 그를 위해 모든 것을 희생하며 또한 비록 물질적․육체적으로 손해가 되는 것일 수도 있지만 그래도 사랑이라는 것에서 즐거움을 찾을 수 있는 순수함을 지닌 인물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의 백화가 생각하기에 그 시절의 자신의 모습은 현재의 더렵혀진 자신의 모습과는 상당히 이질적인 존재였을 것이다. 또한 그렇기에 그녀는 ‘그 여자’라는 다소 거리감이 느껴지는 대명사를 사용해 자신의 지난날을 회고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 그 시절의 백화의 이름은 아직 점례이지 않았을까.

참고 자료

-황석영, 삼포가는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