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정의 습관 - 전경린

소개글

사랑과 섹슈얼러티의 관계를 말하는 짤막한 서평입니다.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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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열정의 습관 에는 삼십대 중반의 세 여성이 등장한다. 이들은 서로 친한 친구이지만, 성적 경험과 생각들이 저마다 다르다. 그러나 이 세 명의 경험들과 생각은 등장인물 또래의 소설 밖의 일반 여성과 동일함을 알 수 있다. 우리는 ‘미홍’이거나 ‘인교’이거나 ‘가현’이다. 열정의 습관은 한 마디로 말하면 미홍, 인교, 가현의 사랑과 섹스 이야기이다. 그러나 그네들의 성은 유쾌하거나 즐거운 것만으로 그려지고 있지는 않다. 미홍의 첫경험은 순결 신화에의 저항과도 같은 것이었으며, 인교의 첫 섹스는 강간의 형태를 띠고 있기까지 하다.

그날 밤 칠흑같은 어둠 속에서 마치 닭을 잡는 것 같은 피비린내가 났다. 남자애가 입구를 찾아 헤맨 자정부터의 두 시간 동안 미홍은 깃털이 다 뽑히는 기분이었다. (중략) 미홍은 마치 자신의 몸을 뒤집고 스스로의 가랑이 사이에서 다시 태어나는 것만 같았다. (p.20)

자신의 의사와 전혀 상관없었던 섹스는 그녀에게 처녀성에서 벗어났다는 해방감만 안겨 주었을 뿐이다. 그것은 사랑의 행위도 아니었으며, 단지 첫 경험이라는 의미에서 유일성을 획득하고 있는 경험에 불과했다. 인교 역시 유사한 경험을 한다.

“그건 강간이었어요. 사랑한다고 생각했지만, 함께 있는 그런, 시간과 육체의 공유와 접촉이 좋았지만...... 그러나 그건 아니었어요. 상상하지 못한 거였어요. 그런 일이 뒤따를 줄은, 몰랐어요. 터치와 삽입 사이에 그런 심연이 존재하는 줄은. (중략) 낮의 친절과 밤의 폭행, 부드럽고 조심스러운 터치와 광포한 삽입...... 그가 나쁜 사람인지 좋은 사람인지, 그것이 쾌락인지, 고통인지, 도착인지, 변태인지, 아니면 섹스란 그런 것인지......” (p.51~53)

그것은 고도로 은밀하고 강제적이었으며 남자에 의해 철저히 계획된 섹스였다. 예상하지 못한 섹스는 미홍에게나 인교에게나 성적 쾌락을 제공해 주지 못하였다. 가현은 미홍이나 인교와 같은 상처를 가진 섹스를 한 것은 아니지만,

참고 자료

전경린, 열정의 습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