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로크백 마운틴 비평

소개글

몇 년 전만 해도 동성애에 대한 문제는 일부 이성애자들의 진지하지 못한 농담 속에서만 존재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현재 동성애를 바라보는 시각이 서서히 변화하기 시작하였고, 2005년 말 ‘왕의 남자’가 개봉하면서 1000만 관객이 이를 통해 동성애에 대해 다시 생각 해 볼 기회를 가졌을 뿐 아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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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여자들은 이들 두 주인공의 관계에 위협이다. 가정으로 대변되는 문명의 가치는 이들의 정체가 탄로나는 즉시 이들을 짐승으로 규정할 것이기 때문이다. 전통적인 서부극에서 여자들은 결코 대지로 나오지 못한다. 그들은 집에서, 교회에서, 학교에서 정숙한 숙녀의 위치를 다짐하며 황야에서 다친 남자들의 영혼에 안식을 주는 문명의 담지자로 나온다. 이제 서부극이 선전했던 세상의 꼴은 바뀐 것이어서 여자들도 바깥에 나가 일을 하며 남자들에게 가정의 형태를 깨는 어떠한 행위도 용납하지 않겠다는 단호한 기존 사회 체제의 수호천사가 된다. 에니스의 아내 알마가 처음 에니스와 잭의 관계를 어렴풋이 눈치 챘을 때 보인 반응은 눈물이었다. 그녀는 에니스가 자신이 속한 사회 바깥의 남자라는 사실을 알고 절망한다. 잭과 함께 낚시 여행을 떠나는 에니스를 배웅하며 그녀는 어린 딸을 꼭 껴안고 있다. 옛날 서부영화에서 평화와 안식의 상징이었던 가정은 ‘브로크백 마운틴’에서 두 주인공의 사랑을 승인하지 않는 완강한 기존 체제의 덫이다. 가난하게 자란 에니스는 가장이 된 후에도 평생 딸의 양육비를 부담하며 자신이 거처할 변변한 집 한 채 갖지 못한다. 그에 반해 부잣집 딸 로린과 결혼한 잭은 괄괄한 카우 걸이었던 아내가 금고에 모인 돈 세는 재미밖에 모르는 수전노로 변하는 것을 물끄러미 보고 있다. 로린에게 잭은 물질의 번영을 추구하는 공동 조력자로서 성실한 의무를 수행해야 하는 상대다. 이들이 압박하는 생활의 형태는 에니스와 잭이 젊은 시절 잠시 누렸던 브로크백 마운틴에서의 충만한 삶의 감각과는 거리가 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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