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철북 서평

소개글

권터 그라스의 소설 양철북에 대한 한장짜리 서평입니다.

목차

없음

본문내용

낮은 곳에 있기를 자처하는 사람들이 있다. 우리가 알고 있는 많은 성인(聖人)들이 그러하였고, 이 소설의 주인공인 오스카 역시 스스로 어른이 되기를 포기하고 키 작은, 세상을 올려다 볼 수밖에 없는 아이의 모습으로 남아있길 원했다. 왜 오스카는 낮은 자의 시선에 머무르려고 한 것일까, 그곳에서 무엇을 올려다보려 했던 것일까?
오스카는 낮은 곳에서 독일인들을 올려다보며 그들의 경직된 모습을 희화화하고 풍자적으로 바라보았다. 나이와 지식은 계속 늘어가지만 모습만은 항상 어린아이인 비정상적인 오스카는, 낮은 곳에서 독일 사회를 남들과 다른 시각으로, 어른들의 사회에서 거리를 두고 그들을 바라보고 판단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러면서 오스카는 독일 사회의 경직된 모습을 비판하고 그것을 깨부수려고 했던 것은 아닐까? 어린시절 오스카는 테이블 아래에서 어른들의 문란하고 비도덕적인 모습을 올려다보게 되었다. 그 일은 오스카가 더 이상 자랄 필요가 없다고 느끼고 아이의 모습으로 있기를 결정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성장을 멈춘 그는 항상 양철로 된 북을 메고 다니면서 누군가 그 북을 뺏으려 할 때는 소리를 질렀다. 그 소리는 굉장해서 주변의 유리들이 다 깨져버릴 정도이다. 유리는 투명하고 얇은 존재로서, 이곳저곳이 모순적인 독일사회의 겉을 포장하고 있는 얇은 막을 형상화 한 게 아닌가 싶었다. 겉으로는 규범적이고 도덕적으로 보이는 독일의, 어른들의 사회가 숨겨진 모습은 절대 그렇지 않음을 깨달은 오스카는 그 사실을 북을 통해 고발하려고 했던 것이다. 그 수단인 북을 뺏으려 할 때 오스카는 지르는 비명을 질러댔고 그것은 단지 비명이 아니라 유리까지 모두 깨부수는 엄청난 비명으로, 독일사회의 겉으로 드러나는 형식적이고 도덕적인 모습을 부수겠다는 의지를 가지고 있었던 것 같다. 나치 당원들이 행진하며 음악을 연주할 때 단상 아래서 오스카는 북을 쳤다. 단상 아래서 오스카가 바라봤던 독일의 모습은 매우 규칙적이고 권위주의 적이었다

참고 자료

권터그라스 / 양철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