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깃븐 우리 절믄날’ 감상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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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원․이상․정인택 그리고 1935년
연극‘깃븐 우리 절믄날’감상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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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내 머릿속에서 그려지는 1930년대의 시대 분위기는 암울하게 짝이 없다. 1919년의 3.1 독립운동이 실패하고, 일제는 유화정책을 유도 문화 통치기로 진입한다. 거기다가 말은 문화 통치였으나 경찰의 수는 훨씬 더 증가하여 말만 문화 통치인 시대. 결국 독립의 열망이 짓눌린 암울한 시대. 그렇게 말이다. 그래서 ‘깃븐 우리 젊은날’이라는 제목을 들었을 때, 대체 무엇을 그렸기에 기쁜 우리 젊은 날이 될 수 있을까에 대한 의문이 먼저 들었다. 이상을 떠올려 봐도 그랬다. 그의 대표적 소설인 날개의 ‘나’는 이상 자신의 투영인 셈이라고 볼 수 있을 텐데, 내게 이상은 천재이지만 병든 생활을 하고 있는 시대를 잘못 타고난 불우한 지식인과 같은 어두운 이미지로 나타났다.

극은 점잖은 새신랑 구보 박태원, 기생 금홍과 동거하며 여성 편력을 자랑하는 이상, 소심한 순정파 총각 정인택, 그리고 카페 여급 권영희, 이들의 기묘한 삼각관계 아니 사각관계를 밀착해 당시 모던보이, 모던걸의 화두였던 연애와 결혼의 문제를 추적한다. 사실 나는 이 연극에서 식민지 시대를 살아갔던 이상과 박태원의 지식인으로서의 치열한 삶을 연극으로 볼 수 있구나 하는 막연한 기대감을 가졌던 것 같다. 사실 이 기대를 채워주지 못한 이 작품에서 어떠한 실망감도 없지 않아 있었다. 그런데 이 작품은 왜 하필 연애에 주목했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작품은 내게 1930년대를 일제 식민지 치하의 어두운 시대라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좀 더 자유로운 시선으로, 다른 시야로도 그 시대를 바라보라고 말해주는 것 같았다. 하나의 특수한 시대적 상황에 사로잡힌 생각의 틀을 깨고 나오라는 것이다. 1930년대라고 사랑이 없었을까? 특히나 이상이나 박태원, 정인택과 같은 최고의 모더니스트들은 어떻게 생활을 하고 살았을까? 그들은 어떤 열렬한 사랑을 했을까? 등 처음에는 아무 생각 없던 내게 자꾸 궁금증을 갖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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