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개 흐르는 새 언덕을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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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소설 `안개 흐르는 새 언덕`을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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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평론에서 안함광은 `혁명 전통 주제의 여러 성과작들 중에서 천세봉의 『안개 흐르는 새 언덕』이 자랑스런 새로운 실증`이라고 전제한 뒤, 사회 발전의 여러 시기의 특질을 예술적, 유기적으로 포괄해 전체 형상을 훌륭히 그려냈으며, 각 해당 시기 인민들의 생활 윤리, 세태, 풍습, 인정 등과 살과 향훈들을 합리적으로 살려냄으로써 인민들의 제반 생활 실정과 현실 발전의 구체적 모습들을 생동한 사실주의적 화폭에 담아냈다고 평가하였다.
반면, 김일성의 평가는 달랐다. 김일성은 등장인물에 대해서 비판적인 평가를 했다. 순영이의 경우가 대표적이다. 나는 사실적으로 표현했다고 생각한 순영에 대해서 순영의 아버지가 긍정적인 애국적 민족주의자이기 때문에 그 딸도 당연히 그러한 긍정적 인물로 그려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뿐만 아니라 주인공 강림 역시 처음부터 의식화 된 노동자 계급, 세련된 혁명가로 그려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런데 너무나도 가슴 아팠던 사실은 김일성의 이러한 비평이후 천세봉의 작품에서는 『안개 흐르는 새 언덕』에서 볼 수 있었던 복합적인 인물 형상은 찾아볼 수 없으며, 주체문학론과 무갈등성이론에 입각한 극단적 이항대립의 도식적 인물만이 그려지고 있다.

사상의 제약이 없었더라면 아마 천세봉은 더 훌륭한 작품을 많이 남겼으리라 생각한다. 만약 김일성의 주장대로 부전여전식의 성격화만 일방적으로 인정된다면, `순영과 같은 성격은 살아 있는 인물에 기초한 개별성과 보편성의 통일로서의 전형이라기보다 단순한 계급적 상징`으로 재단되어야 할 것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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